동물들이 ‘어린이집’을 만든다?…이들이 공동 육아 나선 사연 [생색(生色)]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아프리카 우간다의 과거 왕조였던 부뇨로 왕국에서 유래한 속담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동명의 책을 출간하면서 미국에서도 유명해진 격언이지요. 그만큼 양육에 있어서 공동체의 힘이 필수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육아가 부모 두 사람으로는 온전히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는 함의도 품고 있습니다.
육아 품앗이를 하는 동물은 극히 일부 개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리(생색 3화 주인공), 사자(4화 주인공), 펭귄을 비롯해 다양한 동물에서 공동 육아가 목격되기 때문입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서로 협력한다”는 명제를 반증하지요. 인간만큼이나 눈물겨운 이들의 육아법을 소개합니다.
커먼 아이더 암컷은 알을 낳고 부화할 때까지 정성스레 품고 있지요. 새끼가 부화하면 본격 육아가 시작됩니다. 육아를 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모든 새끼가 그렇겠지만, 어린 새의 경우 둥지에서 지저귀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요. 어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구해 아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커먼 아이더는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오랜 기간 진화를 거쳐 이 같은 위험에서 벗어날 해결책을 도출해냈지요. 서식지에 모인 수 많은 암컷들이 ‘집단육아’를 하는 것입니다. 탁아소나, 어린이집처럼 새끼를 모아놓고 함께 돌보는 개념입니다.
새끼를 기르고, 함께 목욕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또 먹이를 찾지요. 과학자들이 “아주 정교한 지적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행위”라고 했던 일들을 뇌가 조그마한 새들도 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머지는 어떻게 키우냐고요. 홀로 새끼를 기르거나, 아니면 둥지에서 지저귀는 자식을 외면하고 떠나버리지요. 나쁜 부모는 어디나 있는 법입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요.
새끼 중 4분의 1이 이렇게 다른 수사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른 수컷 사자 외에도 또 다른 맹수들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지요. 암사자들이 공동육아를 하는 이유입니다. 일부 암컷 사자들이 새끼를 방어하는 사이 다른 암사자들은 사냥을 나가 그룹이 함께 먹을 먹이를 구해오지요. 때론 많은 개체를 먹여야 하는 탓에 먹이가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새끼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어미의 입장에서 ‘공동 육아’는 버릴 수 없는 카드입니다.
<세줄 요약>
ㅇ다른 이들과 함께 집단 육아를 하는 건 사람만은 아니다. 오리·사자·펭귄도 암컷들이 모여 아이를 함께 아이를 키운다.
ㅇ천적으로부터의 보호·먹이·체온 보존 등 다양한 이유에서다. 그만큼 육아가 힘들다는 방증이다. 사람도 동물도 마찬가지다.
ㅇ엄마 사랑해
<참고자료>
ㅇ제니퍼 애커먼, 새들의 방식, 까치글방, 2017년
ㅇ이원영, 물 속을 나는 새, 사이언스북스,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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