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컴투스‧블라인드 투자한 美 VC가 이번에 베팅한 곳은 韓 소프트웨어

오귀환 기자 입력 2023. 6. 11. 06:01 수정 2023. 6.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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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좋게 보는데, 이제 한국에도 관련 유망 기업이 많아져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탈(VC) 스톰벤처스를 창업해 운용하는 남태희 대표는 지난 7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본인의 '뿌리' 때문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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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인터뷰
“한국 유망 SaaS 기업 많아져”
“인공지능 분야도 주목해야”
“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좋게 보는데, 이제 한국에도 관련 유망 기업이 많아져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오귀환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탈(VC) 스톰벤처스를 창업해 운용하는 남태희 대표는 지난 7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본인의 ‘뿌리’ 때문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남 대표는 5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하버드대 응용수학 학사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벤처기업 투자전문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남 대표는 “변호사로 지내면서 IT기업을 포함한 약 1000개사 투자에 관여했고, 2000년 스톰벤처스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스톰벤처스는 주로 기업간거래(B2B) 중심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연기금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는 스톰벤처스의 총운용자산(AUM)은 12억달러(1조5500억원)에 달한다.

스톰벤처스는 자산의 절반은 미국 외 지역에 투자한다. 12개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포함해 여러 성공한 기업들의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 2007년엔 국내 게임사 컴투스에 투자했는데, 코스닥 상장 후에도 투자를 계속해 2013년에는 약 1100%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엔 게임사 해긴에 투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인재검증 플랫폼 스펙터, 에듀테크 기업 클라썸 등의 주요 투자사다.

올해 스톰벤처스가 점찍은 곳은 SaaS 기업이다. 첫 투자사로는 ab180을 골랐다. ab180은 SaaS 솔루션인 ‘에어브릿지’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광고 성과를 분석한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채널이 가장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SaaS란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던 컴퓨터 소프트웨어(SW)를 클라우드를 활용해 구독형으로 전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스톰벤처스는 SaaS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 김민주 심사역도 합류했다. 남 대표는 “과거에는 SaaS 분야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미국 SaaS 기업에 투자했던 전략에 맞춰 한국 SaaS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SaaS 기업 외에도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투자처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챗GPT를 시작으로 AI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 대표는 “과거 모자이크 웹 브라우저가 나오면서 인터넷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일반 사람들에게 AI를 경험시켜 준 챗GPT가 모자이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의 미래를 믿는 투자자라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땐 결국 서비스가 승리한다. 엔비디아가 급등했지만, 그들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이다”라며 “인프라가 구축되고 나면 서비스가 중요한 만큼 구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오랜 기간 스타트업 업계에 몸담았던 남 대표는 본인과 같은 고민을 했던 이들을 위한 책을 펴냈다. 남 대표는 “출간을 앞둔 ‘생존을 넘어 번창으로’ 속편은 고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종사자들을 위한 책”이라며 “스타트업은 단계마다 속성이 달라지는데 책을 보면 각 단계에서 벌어질 일과 대비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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