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김은중호 '라스트 댄스' 결말은…12일 이스라엘과 3·4위전

최송아 2023. 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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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4강전 패배 아쉬움 딛고 첫 '3위' 도전…배준호 등 활약 주목
'개최지 변경 원인' 이스라엘, 첫 본선서 4강 '돌풍'…후반 득점력 경계
기다려라, 3·4위전 (라플라타=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현지시간) 오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하워드 존슨 호텔 인근 구장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김은중 감독이 선수들에게 회복훈련 지시를 하고 있다. 2023.6.10 hwayoung7@yna.co.kr

(라플라타[아르헨티나]=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회 연속 결승 진출은 불발됐지만, 김은중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스라엘과 2023 U-20 월드컵 3·4위전을 치른다.

2021년 12월 김은중 감독 부임으로 U-20 월드컵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다.

FIFA 남자 주관 대회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을 이룬 직전 2019년 폴란드 대회 때보다 기대와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한 이번 대표팀은 '2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프랑스를 2-1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조별리그를 1승 2무로 통과하며 16강에 올랐고, 16강에선 에콰도르를 3-2로, 8강에선 연장전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잡고 4강까지 전진했다.

아쉬움의 표정들 (라플라타=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8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등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23.6.9 hwayoung7@yna.co.kr

'실리 축구'를 바탕으로 2회 연속 결승까지 노린 김은중호는 9일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에서 1-2로 패하며 3·4위전으로 밀렸다.

강호 이탈리아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고도 후반 막바지 프리킥 결승 골에 결승행 꿈이 물거품이 되자 선수들은 눈물을 쏟았지만, 김은중호는 아쉬움을 떨치고 조금씩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한 대회를 승리로 마무리하느냐, 패배로 마치느냐는 그 자체로 큰 차이인 데다 '3위'와 '4위'의 무게감 역시 다르다. 입상 메달도 3위까지만 주어진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성인 대표팀을 비롯해 한국 남자 축구가 성인 또는 연령대별 FIFA 월드컵 3위 결정전에선 아직 이긴 적이 없어서 이번 이스라엘전은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할 기회이기도 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당시 대표팀이 박주영과 구자철의 골을 앞세워 일본을 2-0으로 이긴 사례가 있다.

이승원 '동점골!' (라플라타=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8일(현지시간) 오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전반전 경기에서 이승원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2023.6.9 hwayoung7@yna.co.kr

이번 대회 2골 4도움으로 4년 전 대회 최우수선수인 이강인(마요르카)과 같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캡틴' 이승원(강원)과 이탈리아전에서 화려한 개인기를 뽐내 적장마저 칭찬한 배준호(대전) 등이 이스라엘 수비를 흔들 기대주다.

준결승전 이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겠지만, 우리 U-20의 마지막 경기인만큼 후회 없이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힌 김은중 감독은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며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김천) 역시 "작년부터 발을 맞춰온 친구들, 많은 대화를 나눈 코치진과 이제 정말 마지막인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웃는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골을 넣겠다"고 승리 각오를 밝혔다.

브라질과 8강전 승리 당시 이스라엘 선수들 [AP=연합뉴스]

상대인 이스라엘은 사상 첫 U-20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팀이다.

이번 대회는 애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스라엘이 본선에 진출하자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내 반이스라엘 여론이 심화하면서 FIFA가 개막 2개월도 남지 않았을 때 개최권을 박탈했다.

대회 개최지를 바꿔버린 셈인 이스라엘은 경기력에서도 시선을 끌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2-1로 물리치는 등 호성적으로 16강에 오르더니, 16강전에선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따돌린 뒤 8강전에선 우승 후보인 브라질까지 3-2로 격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준결승전에선 우루과이에 0-1로 지며 3·4위전에 나서게 됐으나 이미 현재의 성적만으로도 새 역사를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도르 투르게만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8골을 모두 후반과 연장전에 몰아쳤다. 김은중호로선 이미 많은 경기를 치러 체력적으로 힘든 가운데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브라질전 결승 골의 주인공인 공격수 도르 투르게만(마카비 텔아비브) 등이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한국은 U-20 대표팀 단위에서 역대 7차례 맞대결을 벌여 이스라엘에 이긴 적 없이 3무 4패에 그쳤으나 최근 기록이 1972년일 정도로 오래돼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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