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이중섭만? 박수근도 그렸다!”…고단한 시대의 그림 ‘은지화’
[앵커]
주말 앤 문화 시간입니다.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화가들은 어렵게 재료를 구해 꿋꿋하게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이때 탄생한 게 바로 담뱃갑 속지에 그린 '은지화'인데요.
은지화 하면 이중섭 화백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최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또다른 거장들의 은지화가 공개됐습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물고기, 게와 스스럼없이 어울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이중섭 화백이 담뱃갑 속지에 그린 '은지화'입니다.
'은지화 하면 이중섭'이란 말이 공식처럼 통할 정도로 은지화는 이중섭을 대표하는 그림입니다.
[내레이션 : "광휘로운 금속성 은색 위에 이끼 낀 듯 은은한 세피아 조가 아롱지는 중섭 형의 그 유명한 담배 딱지 그림도 이 무렵에 이룩된 가장 창의적이요, 독보적인 마티에르인 것이다."]
1955년 이중섭의 진가를 알아본 미국공보원장 아서 맥타가트가 이중섭의 은지화 석 점을 사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에 기증함으로써, 이 세계적인 미술관이 소장한 최초의 한국 작품이 됐습니다.
[황정수/미술사가 : "이 은지화는 일제강점이라고 하는 조국의 어려운 현실과 6·25를 겪은 그런 실향민들이 겪은 경제적인 어려움, 그러한 것들이 담겨 있는 그런 애틋한 작품이라는 데 큰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은지화는 이중섭 화백만 그렸을까.
세로로 긴, 어른 손바닥 절반 크기의 작은 그림.
천진하기 그지없는 어린이의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박수근 화백의 은지화입니다.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짙은 바탕의 이 은지화는 이중섭, 박수근과 같은 터울인 윤중식 화백의 작품입니다.
윤중식, 박수근, 그리고 이중섭.
이들이 남긴 작고 소박한 그림은 훗날 더 큰 예술 세계를 꽃 피우는 소중한 밑거름이었습니다.
[김경민/성북구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이룩해나간 화가들의 순수와 열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고단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화가들의 생생한 발자취를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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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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