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베팅’ 후폭풍…與 “중국에 굽신”, 野 “국민 삶 위해”
이재명 “적대적 관계 확대, 국익에 도움되나…中과 협력해야”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을 둘러싼 여진이 이어진다. 여당은 싱 대사의 발언에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 돌렸고, 민주당은 국익을 위해 중국과 협조해나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10일 싱 대사의 발언을 성토하며 민주당이 중국에 굴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맹폭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을 동시 조준하며 "무참히 짓밟힌 국민적 자존심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틈만 나면 호국영웅들에 대한 폄훼와 비하에 급급한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의 대사 앞에서는 다소곳하게 두 손 모아 그의 오만불손한 발언을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대한민국 자존심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이 대표와 민주당에게 호국보훈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이 나라의 자존심과 국익은 입에 발린 구호일 뿐이고,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그 천박한 인식을 언제쯤에나 버릴 것인가"라며 "생각할수록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쏘아붙였다.
김민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재인식 중화 사대주의'를 신봉하는 자칭 '작은 나라' 민주당과 이재명이 만든, 싱하이밍의 외교 폭력에 국민 분노가 들끓는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중국을 끌어들여서라도 윤석열 정부를 악마화하려는 이 대표의 정치적 술수는 절대 통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싱 대사 발언을 두고 "'갑질 외교'의 전형"이라면서 "싱 대사는 대한민국 MZ세대에 중국 비호감 지수가 왜 높은지 그 이유를 새겨 보며 비상식적 언행을 돌아보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싱 대사가 미리 준비한 원고를 한국어로 읽으며 한·미동맹을 이간질하고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는데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이재명 대표는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끄덕이며 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서 생중계하기 바빴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이 대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중관계가 악화된 원인이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책임인양 싱 대사와 함께 현 대한민국 정부를 사실상 협공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번 이 대표의 행동은 한마디로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또는 개인적인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국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한국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미 밀착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외교부는 싱 대사를 초치해 '도발적 언행'을 쏟은 데 대해 강력 유감을 표명하고 엄중 경고했다.
이재명 "국민, 경제 어려움 중국과 협력해 풀어내야"
민주당은 여당의 공세에 윤석열 정부의 중국 등돌리기로 민생과 한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중국 정부의 태도가 마땅치는 않다"고 전제한 뒤 "국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공동 협조할 방향들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게 바로 외교"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한 것에 대해 "적대적 관계를 계속 확대하는 것이 과연 이 나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인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 대표로서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겪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 경제의 어려움들을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 다시 활성화하는 것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누구의 탓을 하기 전에 더 중요한 건 국민들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핵 위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도 중국과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그런 노력을 기울이려는 야당 대표 또는 야당의 노력에 대해 이런저런 폄훼를 하고 비난을 가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태도는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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