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뷔 38주년' 가수 이승철 "이제는 느끼하지 말자"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 없는 분이죠, 담백하게 라이브 무대에서 더 빛나는 가수로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승철 씨 뉴스룸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가요계에 살아있는 전설, 라이브의 황제, 가왕 이런 수식어로 소개해 드릴 때마다 영상을 보니까 굉장히 민망해하시더라고요.
[이승철/가수 : 민망하죠. 방금 가왕이라고 하셨나요? 그건 조용필 선배님. 저 소개할 때 라이브의 황제 이렇게 있는데 거기까지 끝나면 괜찮은데 또 라이브의 귀재 뭐 이렇게 나오면 귀재는 빼주세요.]
[앵커]
라이브의 황제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 이런 것들을 조금 민망해하시는.
[이승철/가수 : 전설이기에는 좀 아직 젊지 않나요?]
[앵커]
살아있는 전설이지 않습니까? 현재 진행 중. 데뷔 30주년 인터뷰에서 '이제야 노래를 조금 알 것 같다.' 그리고 이제 8년이 지났습니다. 많이 아시겠습니까?
[이승철/가수 : 이제는 느끼하지 말자.]
[앵커]
느끼하지 말자.
[이승철/가수 : 정말 중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가수분들이 보통 데뷔 20년 차 15년 차 넘어가기 시작하면 소위 말하는 그 쪼라는 게 생겨요. 느끼함이 붙고 여유로움이 잘못 보이면 느끼함이 돼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저는 항상 공연하기 전에 대기실에서 목을 풀기도 하지만 처음 발표했을 때 노래를 다시 들어요. 38년이 지난 이승철의 노래보다 38년 전 이승철의 모습을 노래를 더 듣고 싶어 하시거든요.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앵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승철 씨를 떠올릴 때 '네버 엔딩 스토리' 곡과 '서쪽 하늘' 이 노래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아무래도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께서도 사실 저와 이렇게 추억하는 게 많이 있으실 것 같아서 짧게라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승철/가수 : '서쪽 하늘' 이런 노래는 굉장히 아주 오래전에 20년이 넘은 노래들이죠. "비가 오는 날에 난 항상 널 그리워해. 언젠가 널 다시 만나는 그날을 기다리며" 뭐 이렇게 영화 '청연'의 OST.]
[앵커]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창법을 좀 봤더니 항상 이렇게 눈을 감고 이렇게 부르시는데 사실 지금은 살짝 부르시는 거니까 눈을 뜨고 이렇게 불러주셨잖아요. 처음 봐요.
[이승철/가수 : 노래를 부를 때 저는 눈을 뜨면 몰입이 안 돼요. 가사가 주는 뉘앙스를 그림을 그리면서 불러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노래를 부를 때 저는 그냥 읽어드린다고 생각하지,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앵커]
그렇게 감정 전달도 하시는군요.
[이승철/가수 :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그러면 소원하는 거잖아요. 그 소원을 생각하는 거죠. 말해주는 거예요. 저의 마음을 보통 노래의 90%는 거의 독백이 많아요. 노래 가사의 90%는 거의 독백이에요.]
[앵커]
어떤 인터뷰에서는 '희야'를 가장 애착하는 곡으로 꼽으셨는데.
[이승철/가수 : 가장 고마운 노래고 저를 있게 해준 노래죠. 19살 때 첫 앨범이 그때 100만 장이 넘는 '희야'라는 노래, 그때는 정말 아무도 예측을 못했던 노래였는데 그때 '희야'가 먼저 "희야 날 좀 바라봐" 이렇게 들어가잖아요. 원래는 인트로가 있어요. 있는데 그때 대 히트를 한 노래가 '기도하는' 이거였어요. 그래서 '형, 우리도 빼자 앞에 희야로 들어가자.' 이렇게 해서 탄생된 노래죠.]
[앵커]
사실 이렇게 꾸준히 히트곡 이렇게 명곡 많기가 쉽지 않은데 한 인터뷰를 보니까 곡을 보는 선구안도 좀 좋은 편이다.
[이승철/가수 : 메일로 몇백 곡이 오거든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노래는 다 신인 노래예요.]
[앵커]
오로지 그러면 본인의 선곡을 하실 때는 감을 좀 믿고 딱 고르시는 편이군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고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이승철/가수 : 저는 철저히 데모에 들어있는 노래를 똑같이 카피를 하는 이건 제가 노하우인데 이거 알려드리면….]
[앵커]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니까요.
[이승철/가수 : 가이드 작곡가한테 꼭 본인이 노래를 못 해도 좋으니 네가 곡을 썼을 때는 반드시 네가 노래 녹음을 해서 줘라. 그거는 철저하게 그 친구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 친구가 원하는 대로 불러주는 게 중요해요. 보통 제가 음악을 들을 때 노래 연습은 하지 않아요.]
[앵커]
그렇다면서요 500번 듣고 녹음실 가서 3번 이상 부르지 않는다.
[이승철/가수 : 보통 최하 200번에서 500번, 몇백 번 그러니까 몸 안에 노래가 스며들어야지 노래를 부르거든요. 연습을 하면 많이 하면 또 그만큼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그런 쪼가 붙기 때문에 그러면 노래가 이승철이 불렀지만 옷은 다른 옷을 입은 몸은 이승철이지만 패션은 다른 패션이 완성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노하우로 곡을 많이 부르다 보니 새로운 느낌의 곡들이 발표돼서 그래도 좀 사랑받는 노래가 많지 않았나. 최대한 이승철 음악 같지 않게 하는 게 목표에요. 신곡을 발매할 때 발표할 때.]
[앵커]
굉장히 흥미로운 대답입니다. 이승철 씨가 말하는 이승철답지 않은 노래를 고르는 것이.
[이승철/가수 : 불러야 사랑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할 수 있어요. 그게 제 음악 철학이에요.]
[앵커]
이승철 씨도 노래할 때 긴장을 하십니까?
[이승철/가수 : 연습이 안 됐을 때 긴장해요. 노래 연습을 하진 않아요. 사실 가수들은 준비를 많이 하죠. 그러니까 편곡이라든지 스타일이라든지.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콘서트에 또 한국에서는 최초인데.]
[앵커]
올 서라운드.
[이승철/가수 : 올 서라운드 시스템을 하거든요. 플라잉 서라운드라고 해서 아마 극장에서 느끼시는 그런 음향을 콘서트장에서 라이브 콘서트 현장에서 느끼실 거예요. 이번에 테스트 콘서트를 했는데 아주 성공적인 반응이어서 이번 콘서트 지금 그래서 하여튼 더 멋있게 만들어야죠.]
[앵커]
이승철 씨 공연 중 특징 하나가 콘서트 끝나고 관객들이 다 나갈 때까지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는다. 이건 굉장한 팬 서비스일 수 있습니다.
[이승철/가수 : 공연이 끝나면 막 많이 빠져나가시잖아요. 근데 제가 이렇게 무대에서 보는데 너무 위험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무대에 서 있으면 안 나가세요. 사진 찍고.]
[앵커]
맞아요.
[이승철/가수 : 그래서 아 이거를 좀 활용해야 되겠다.]
[앵커]
교통통제를 그렇게 하시는군요.
[이승철/가수 : 사진도 찍어 드리고 인사도 하고 그리고 저는 여기 있을 테니까 나가시라고 사인도 드리고 그럼 나가시면서 이렇게 하는데 가시는 뒷모습 볼 때 너무 기뻐요. 그리고 관객분들이 뒤돌아가시면서 게이트에 나가실 때도 또 돌아보고 옆에 사람들 아직도 서 있어.]
[앵커]
그런 얘기도 하시고.
[이승철/가수 : 그 얘기 더 듣고 싶어서 더 오래 있어요.]
[앵커]
이렇게 표정을 지으실 때 정말 뿌듯함이 묻어나서 데뷔 38주년인데도 이런 감정을 여전히 느낄 수 있는 것도 굉장히 노력일까 아니면 정말 타고난 것일까 궁금해지거든요.
[이승철/가수 : 38년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 감사함이.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일들이 정말 주마등처럼 생각이 나고 노래는 추억을 동반하잖아요. 정말 노래할 때도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이 노래를 불렀을 때는 어땠지라는 생각도 저 또한 하거든요. 제가 음악을 발표하고 가장 기분 좋을 때가 언제냐 하면 길거리 지나갈 때 오토바이 타신 분한테서 음악이 나올 때 목욕탕을 갔는데 라커 안에서 제 노래로 핸드폰 컬러링이 나올 때 그때가 가장 뿌듯해요.]
[앵커]
정말 뿌듯한 순간일 것 같습니다. 사실 이제 가수로서 거의 모든 기록을 다 세우셨잖아요. 사실은 더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으실까요? 가수로서의 목표가 또 무엇일까.
[이승철/가수 : 조용필 선배님처럼 50주년 때도 멋지게 잠실 주경기장에서 공연하고 싶습니다. 제가 30주년 때 했었고요. 40주년 때 할 거고 50주년 때도 또 해야죠. 할 수 있게끔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이승철 씨에게 조용필이란?
[이승철/가수 : 저는 가장 멋진 용필 형님의 콘서트 제목이 뭐였냐 하면 '나는 조용필이다' 그거였어요. 저는 그게 되고 싶어요.]
[앵커]
'나는 이승철이다' 그 공연을 기대하면서 앞으로의 활동도 지켜보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이승철/가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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