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딸깍'에 우는 듯했던 대구, '세징야 딸깍'으로 이겼다[대구에서]

김성수 기자 2023. 6. 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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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딸깍 축구'라는 별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대구FC가 이날도 멋진 한방을 보여주며 1-0으로 앞섰지만 수원FC 이승우 역시 한방을 보여주며 대구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대구의 왕' 세징야의 한방이 후반 막바지에 터지며 기적같은 승리를 따냈다. 

대구FC 세징야. ⓒ프로축구연맹

대구는 10일 오후 4시30분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최근 대구의 축구를 지칭하는 '딸깍'이라는 말이 화제다. 상대의 파상공세를 견뎌낸 뒤 마우스로 한 번 클릭하는 것처럼 한방으로 '1-0' 승리를 거둔다는 뜻으로 축구 팬들이 지어준 별명. 대구가 이날 전까지 거둔 6승 중 4승(vs 대전 2번, 수원 삼성, 서울)이 1-0 승리였다. 심지어 6승 모두 무실점 승리였다는 점은 빠르게 2~3번의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대구의 간결한 축구가 제대로 가동됐을 때 승리했다는 얘기다.

경기 전 대구 최원권 감독은 이에 "팀의 축구가 이미지화 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더 좋게 만들려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1-0 승리가 많다보니 '딸깍'이라고 불러주시는데 다득점해서 '딸깍딸깍딸깍'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 상대가 잘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는 철학이 있어 수비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이길 수 있는 '딸깍 축구'를 하겠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대구FC 최원권 감독. ⓒ프로축구연맹

이날도 대구는 상대 수원FC의 맹공을 받았다. 전반 14분 대구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윤빛가람의 패스를 받은 박철우가 바로 왼발 슈팅을 가져간 덕이 대구 골대 왼쪽 포스트를 강타했다. 이후 중앙으로 흐른 공을 윤빛가람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면서 대구가 위기를 넘겼다.

대구도 득점 기회를 아쉽게 넘긴 장면이 있었다. 전반 28분에는 바셀루스가 세징야와의 원터치 패스를 곁들여 수원FC 수비를 모두 드리블로 제친 후 골키퍼와의 1대1 기회에서 수원FC 박배종 골키퍼 풍에 안기는 오른발 슈팅을 하고 말았다. 이어진 전반 29분에는 몸을 던져 전방 압박한 대구 이진용이 태클로 수원FC 박배종 골키퍼의 패스를 차단한 것이 수원FC 골대 오른쪽 포스트를 맞고 벗어났다.

결국 전반전은 득점 없이 종료됐고 슈팅 수는 대구 2개, 수원FC 8개로 대구가 큰 열세를 보였다. 후반전 그 유명한 '딸깍'을 기대해야 하는 대구였다.

대구와 '딸깍'은 운명이었다. 결국 기다리던 한방이 터지고 말았다. 후반 4분 오른쪽 측면에서 스로인을 받은 대구 이진용이 수원FC 박스 앞에 버티고 있던 에드가에게 오른발 긴 패스를 보냈다. 이를 에드가가 가슴으로 떨궈준 것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바셀루스가 잡아 왼발 슈팅을 때렸다. 이 슈팅이 수원FC 골문 오른쪽 낮은 곳으로 빨려들어가면서 대구가 1-0으로 앞섰다. 기점인 이진용의 긴 패스부터 바셀루스의 슈팅까지 득점 과정에서 공이 발에 닿아 움직인 것은 단 3번. '딸깍'이었다.

ⓒ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대구만 딸깍을 하란 법은 없었다. 수원FC 쪽에서 이승우가 한방을 보여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1분 뒤에서 날아온 긴 패스를 라스가 대구 페널티 아크 앞에서 박스 안에 헤딩으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이승우가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 마무리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리그 2호골. 대구 바셀루스의 선제골과 거의 유사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이승우의 '딸깍'이었다. 

그러나 대구에는 '왕' 세징야가 있었다. 후반 44분 대구의 역습 상황에서 황재원이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한 세징야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2-1 다시 앞서는 골을 넣었다. 대구는 후반 추가시간 4분 역습에서 세징야의 패스를 받은 황재원의 골까지 터지며 3-1 승리를 가져갔다.

딸깍에 역딸깍으로 비기는 듯했던 대구. 하지만 '대구의 왕' 세징야의 활약으로 극장 승리를 따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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