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이정환, KPGA 선수권 3라운드 1타 차 선두
(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이정환(31)이 군 복무를 마친 뒤 첫 우승을 메이저급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에서 거둘 기회를 잡았다.
이정환은 10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 2개를 곁들여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8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이정환은 공동 2위 그룹 4명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2017년 카이도 골든V1 오픈에서 첫 우승을 따낸 뒤 2018년 시즌 최종전 골프존·DYB 투어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거둔 이정환은 5년 가까이 미뤘던 통산 3승 고지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아이언 샷이 빼어난 이정환의 우승 시계가 4년 넘게 멈춰 선 까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군 복무 공백이었다.
2018년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 그는 구청에서 행정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주말이면 골프 라운드를 하면서 스윙 감각은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 대회 코스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그린 스피드 3m 이상 빠른 그린에 올라설 기회는 아예 없었다.
그는 "투어에 복귀한 뒤에도 빠른 그린에서 다시 퍼트 감각을 회복하는데 1년 정도 걸렸다"면서 "단순히 빠르기 적응이 문제가 아니라 볼이 꺾이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2021년에 복귀해 2년 연속 상금랭킹 40위권에 머물렀던 이정환은 올해부터 차츰 예전 경기력을 되찾고 있다.
퍼트 부문 6위(홀당 평균 1.75개)가 말해주듯 그린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평균 타수 7위(71.00타)에 이름을 올린 이정환은 올해 치른 8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진입했고 두 번은 준우승이었다.
이정환은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샷에서 큰 실수도 나오지 않았다. 퍼트는 들어가 줘야 할 때 들어갔다. 찬스를 잘 살린 것 같다. 바람이 강하게 불긴 했는데 이겨낼 만한 정도였다"고 이날 자신의 경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준우승한 2개 대회 모두 내가 못 해서가 아니라 우승자가 너무 잘했다.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내가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돌아본 이정환은 "우승 조바심은 없는데 이번엔 좀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시즌 개막전 태국 전지훈련 때 내 장점인 아이언샷이 더 좋아졌다"는 이정환은 "1타차 선두라도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 우승을 해봤기에 떨리거나 긴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정환은 앞서 두차례 우승을 모두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해 따냈다.
작년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캐디로 나선 아내와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양지호는 2타를 줄여 1년 만에 통산 2승을 노린다. 양지호는 이번 대회도 어김없이 아내 김유정 씨에게 백을 맡겼다.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김태호, 박준홍, 최승빈은 메이저급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맞았다.
2019년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이원준(호주), 통산 3승을 올린 이태훈(캐나다), 그리고 2라운드 선두 이태희 등이 2타차 공동 6위(6언더파 207타)에 포진해 최종 라운드 역전에 도전한다.
2주 연속 우승에 나섰던 이재경은 공동 27위(2언더파 211타), 디펜딩 챔피언 신상훈은 공동 35위(이븐파 212타)에 머물렀다.
전날 이 대회 최고령 컷 통과 신기록을 세운 62세 김종덕은 이날 1타를 잃었지만, 공동 46위(1오버파 214타)에 오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22명이 김종덕보다 순위가 뒤졌는데 상금랭킹 1위인 괴력의 장타자 정찬민도 4오버파 217타로 김종덕보다 순위가 아래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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