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금 경매시장 들어가면 돼?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2023. 6. 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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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NPL 줍줍의 시기’입니다. NPL이 뭐냐고요?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말하는데요. NPL의 특성을 이해하면 경매투자 타이밍이 보입니다. 쉽게 설명해드릴 테니 잘 따라와주세요.

NPL은 투자환경이 안 좋아져도 바로 시장에 나오지 않습니다. 원리금(원금 + 이자)를 2~3회 연체한 이후에야 NPL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시간 차가 발생해요. 현재 경매 매각 진행중인 것들은 대부분 2022년 여름에 경매가 접수된 케이스들입니다. 이 매물 소유자들은 2022년 연초부터, 아니면 그 바로 직전부터 자금 흐름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버티고 버티다가 터진 것이고, 연체가 되면서 경매로 접수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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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처럼 현재 경매 진행중인 사건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원리금 상승을 버티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요즘 NPL로 나오는 물건들은 대부분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요. 담보가치가 낮아져(집값이 떨어져서) 더 이상 대출이 안 나오고, 이자 낼 돈도 없으니까 포기하게 되는 것이죠.

또 다른 케이스로는 대출 만기가 돌아와서 대환대출을 알아보는데 대출해줄 금융사가 없어서 터진 경우가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대부업권에서 서로 대환대출 해주려고 줄을 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은행보다 대출 가능한 LTV 비율이 더 낮은 상황입니다. 대부업체가 은행보다 대출한도가 적다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죠? 그만큼 대부업권에서는 현재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그널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앞으로는 2번 추가 단계 경매 진행예정 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 부채가 늘어난 만큼 원리금 상환의 부담이 커졌고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세도 무섭습니다. 요즘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이 오전부터 매진이라는 기사 보셨나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어도 계속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타트업 쪽에서는 연일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다른 곳에 취업을 하면 다행이지만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다른 직업 구하기가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지난 리먼사태 때와는 다른,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역전세난입니다. 인천 빌라 위주로 시작되었던 역전세난이 어느덧 서울 강남 아파트에서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남 지역에서는 세입자를 끼고 사는 일명 갭투자를 한 다음 대부업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보였는데요. 이런 분들 일부는 이미 터져서 경매가 진행중입니다.

더 큰 문제는 2021년 전세 계약들입니다. 2년 만기가 돌아왔는데, 지금 전세금은 당시보다 1억에서 많게는 5억 넘게 떨어졌습니다. 즉 집주인이 돈을 마련해서 돌려줘야 하지만, 대부분 자산이 부동산에 쏠려 있기에 유동성 문제에 직면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종종 이런 문의가 들어오는데요. 대출 한도도 안나오고 금리가 비싸다보니 대출이 나가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부채가 감당이 안될 수준까지 갈 것으로 보입니다.

머지 않아 이런 경매 물건들이 줄을 서서 접수가 되는 상황이 오겠죠. 그렇다면 과연 경매시장에는 언제 들어가야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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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지표는 경매 매각 물건 수입니다. 전체 매각 건수가 2300여 건 ~ 2500여 건 수준이 되면 지체 없이 경매로 부동산을 사시면 됩니다. 경매 특성상 시장에서 말하는 호가보다 적게는 5000만원에서 억 단위 이상으로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권리상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더 큰 차액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은 전문 선수의 영역이니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금물입니다.

지난 2011 ~ 2013년에 비해 경매가 많이 대중화가 되었고 유튜브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분야입니다. 특히 명도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크죠. 그럼에도 경매를 권하는 이유는 정확한 권리분석과 시세조사가 뒷받침되면 그 수익은 모두 입찰한 분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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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언급한 대료 현재 NPL 업체들은 할인율을 더 크게 기대하며 기다리는 중입니다. 현재 금융사(NPL 매도자)는 5~10% 내외 수준으로 할인을 해서 팔기를 원하지만, 매입하려는 NPL법인들은 최소 20% 이상의 할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격차가 있으니 이번 분기에는 매각이 불발되고 다음 분기 결산에 다시 매각을 시도할 겁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NPL 물건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그런 경우에는 해당 금융사의 BIS비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죠.

그간 NPL 채권 매각을 지켜 본 바로는 연말에 더 많은 채권이 나오곤 합니다. 분기 결산보다는 연말 결산 수치를 더 맞추려는 금융사의 생리 때문입니다. NPL을 몇 년간 하신 분들은 이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20% 이상의 세일’을 계속 주장할 수 있는 것이죠.

NPL업체를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투자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NPL업체들은 채권이 싸다고 해서 매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채권 매입해서 경매로 매각되고 배당 되는 시점의 부동산 시장을 예상하려고 무던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채권을 매입한 뒤 9~ 12개월 후 시장이 올라갈 때를 생각하고 매입을 시도합니다. 지금 시장 상황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현재의 하락폭이 언제까지 갈지 100%는 아니지만 최대한 맞추려고 합니다. 그래야 채권회수 가능한 금액이 커져서 수익이 극대화되니까요. 경매 예정물건들을 살펴보면서 채권자가 OO대부, OO자산관리대부로 변경된 경우에는 대위변제나 채권양수도(채권매매)계약으로 NPL이 대부업체로 이전이 된 것입니다.

NPL업체가 채권을 매입하고, 대부금융사가 다시 공격적으로 담보대출 영업을 시작하는 시점이 부동산 시장에서 터닝포인트가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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