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 자포리자 `운명의 결전`…"크림반도 길목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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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 수복을 위한 대반격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가 이번 공세의 핵심 전선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더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루한스크주 및 바흐무트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자포리자주 남부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10월처럼 케르치해협에 있는 크림대교를 다시 공격한다면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 갇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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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유리할지 '안갯속'…"당장은 우크라에 안좋은 상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 수복을 위한 대반격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가 이번 공세의 핵심 전선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더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루한스크주 및 바흐무트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자포리자주 남부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전선 중에서도 자포리자 전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대반격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 이후 실제로 최근 자포리자 전선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목격됐다.
먼저 격전이 발생한 곳은 자포리자주 오리히우 근처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의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토크마크, 바실리우카, 폴로히 등 주민에게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에서 행한 공격이 동부, 남부 다른 전선에서 벌어진 공격과 규모와 강도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독일제 레오파르트2 전차, 미국제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에서 지원한 최신 무기와 장비가 자포리자 전투에 투입됐다는 게 심상치 않다.
이들 장비는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해 탈환전을 벌이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맞춰 서방이 특별히 맞춤형으로 지원한 새 병기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로서 집중 공세를 펼칠 필요성이 있는 곳으로 자포리자를 자주 언급해왔다. 이 지역에서 공세에 성공하면 러시아군을 헤르손주 서쪽에 가둬둘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10월처럼 케르치해협에 있는 크림대교를 다시 공격한다면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 갇힐 수 있다. 나아가 크림반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멜리토폴을 차지한다면 전쟁 유지에 큰 역할을 하는 크림반도를 고립시킬 수 있다.
크림반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지'로 여길 정도로 상징성이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흑해함대 기지이자 안전후방이다. 러시아군은 2014년 병합한 점령지 크림반도를 작년 2월 개전 후 점령지 보호와 침공을 떠받치는 보급선으로 활용해왔다.
러시아군도 자포리자의 전략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 드론·위성 사진을 보면 러시아는 자포리자 토크마크 북부에 참호, 지뢰밭 등 30㎞에 이르는 방어선을 치밀하게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이 바다에 도달하면 러시아군을 자포리자와 크림반도 사이에 고립시킬 수 있고, 서쪽으로 더 진격해 아조우해를 따라 포탄과 미사일을 배치해 크림반도를 사정거리 안에 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마이클 클라크 전쟁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군이 그 경로를 택해 멜리토폴과 베르?스크 인근 아조우해까지 도달하고 크림반도의 육로를 차단하려고 자포리자를 통해 남쪽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쪽의 마리우폴 항구로 가기 위한 속임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은 '안갯속'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멜리토폴로 진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의 시뮬레이션 결과 우크라이나가 멜리토폴로 진격했다가는 러시아군에 측면 공격이나 장거리 공대지 활공폭탄 공격을 받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핀란드 분석가 에밀 마스테헬미는 "공격이 다소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로서 우크라이나에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군 소식통은 "상황은 괜찮다"면서도 계획대로 공격이 진행되려면 더 많은 포탄 시스템과 공격 드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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