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구석은 예금" SG증권 사태에..MMF 줄고 銀 예금 10.5조 늘었다

한국은행 5월중 금융시장 동향
銀 예금 10.5조원 급증
자산운용사 MMF는 7.6조 감소

지난해 8월 이후 본격화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고액 예금 또한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드러난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키움증권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 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2023.5.3.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은 한달새 7조 6000억원 빠진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10조원 이상 늘었다. '마음 편한 안전자산' 은행 예금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은 한달새 10조 5000억원 늘어나 5월말 잔액이 941조원에 달했다. 지난 4월 6조 5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 전환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가계와 지자체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일부 은행의 법인자금 유치 노력이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깐 돈을 맡겨뒀다가 바로바로 뺄 수 있는 수시입출식예금은 가계와 기업자금이 유출되면서 8조 8000억원 줄었다. 은행 전체 수신은 정기예금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5월 8조 2000억원 늘어 전체 잔액은 2213조 1000억원이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1조 2000억원 줄었다. 위험투자로 꼽히는 MMF 수신의 경우 한달새 7조 6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4월 2조 9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작지 않다.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MMF 수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는 각각 1조 9000억원, 1조 4000억원 늘었다. 이에 자산운용사 수신은 1조 2000억원 줄어 잔액이 878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린 건 5월중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와 미국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에 불안 요인이 있었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는 돈을 포함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5월중 1조 1868억원 줄었다.

시중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약 3.7%를 보이는 점 등 예금금리 하락세가 진정된 것도 한 요인이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소폭 상승하기는 했다"며 "지자체 자금이 일시적으로 유입된 것도 있고, 은행들이 자금조달 필요에 따라 법인자금 유치 노력을 하면서 정기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종금사 수신은 6017억원, 우체국 예금은 9014억원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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