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하이일드펀드 세제혜택…투심 돌아올까?

"고액자산가 수요 있을 듯"…새로운 펀드 출시도 예정

오는 12일부터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부활한다. 1년 새 9000억원 이상 빠져나갈 만큼 싸늘하게 식었던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펀드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하이일드혼합형 펀드 22개에서 지난 1년간 9998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에는 1993억원, 최근 3개월간 1063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이하 채권에 45% 이상 투자하는 상품이다. 분리과세와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2017년 분리과세가 혜택이 사라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를 비롯해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하이일드 펀드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자산운용 업계는 분리과세 혜택 부활로 하이일드 펀드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하이일드 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을 도입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오는 12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일로부터 3년간, 1인당 3000만원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원천 세율(14%, 지방세 포함 15.4%)을 적용해 분리과세한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선 1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가입 1년 이내에 해지·해약하거나 권리를 이전하면 기존에 받은 세제 혜택은 추징된다.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모펀드는 BBB+ 등급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편입하고 해당 채권을 포함해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하는 등 요건을 갖춘 상품이다. 사모펀드, 투자일임 계약, 특정금전신탁은 BBB+등급 이하 회사채(A3+등급 이하 전단채 포함)에 45%, 이에 추가해 A등급 회사채(A2등급 전단채 포함)에도 15% 이상 투자해야 한다.

웰컴자산운용 관계자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다 보니 고액 자산가들이 관심이 많다"며 "펀드 판매사들도 절세 혜택 등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어 앞으로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와 배당 등 세전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초과분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2000만원을 넘어가면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 기타 소득까지 묶어 구간별로 6~45%를 과세하면서 세금이 늘어나게 되는데, 하이일드펀드의 경우 분리과세 혜택을 받아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됐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연장돼 하이일드 펀드 흥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 종료 기한은 2025년까지로 2년 더 늘어났다. 또 코스닥 공모주에 대한 우선 배정 비율은 기존 5%에서 10%로 상향됐다.

일부 운용사들은 하이일드 펀드 세제 혜택 부활에 발맞춰 새로운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대신자산운용은 오는 30일 각각 1년3개월, 3년 만기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추가 가입이 안 되는 상품이라 세제 혜택 부활에 맞춰서 새로운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며 "절세에 관심이 있는 고액자산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