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VC 시대?' 美 VC가 투자한 소풍벤처스, 해외 투자 힘준다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이 미국 VC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국내 VC 펀드에 출자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 아닌 지분투자여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앞으로 이들은 한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친환경 투자에 열을 올리는 곳이 있다. 글로벌 의류업체도 친환경 스타트업 투자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대규모 의류생산과 유행 조장으로 의류폐기물을 양산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친환경 스타트업과 함께 폐섬유 재활용 의류를 제작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각)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콜라보레이티브펀드가 아시아 지역의 투자 확대를 위해 소풍벤처스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펀드 출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의 방식이 아닌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두 회사가 장기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지분 투자라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소풍벤처스도 기후투자와 글로벌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이번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받은 자금은 아시아 지역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 활용된다. 소풍벤처스가 한국과 동남아 지역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콜라보레이티브펀드는 후기 단계에서 투자를 하며 지원할 계획이다. 또 소풍벤처스의 아시아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콜라보레이티브 펀드를 통해 북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디텍스가 친환경 스타트업 투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디텍스는 자체적으로 벤처펀드를 조성하거나 다른 펀드에 앵커 투자자로 출자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라 등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패스트패션은 최근 유행을 즉각 반영한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로 승부하는 패션 또는 패션사업을 뜻하는 말이다. 패션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1억7500만톤으로, 전세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인디텍스는 지난해 순환형 섬유회사 썰크(Circ)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자라는 썰크와 협력해 첫 폐섬유 재활용 컬렉션 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애플이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미라'를 인수했다. 애플워치 이후 9년만에 하드웨어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한 애플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벤 태프트 미라 대표는 최근 인스타그램 비공개 게시물을 통해 "애플이 우리 회사를 인수했으며, 최소 11명의 미라 직원이 애플에 영입됐다"면서 "지난 7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애플과 함께하는 다음 여정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라는 2016년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놀이기고 '마리오카트' AR 헤드셋을 제작하고 있다. 또, 미국 공군과 해군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인수 전에 블루베어 캐피털, 해피니스벤처스, 세콰이아 등 투자자로부터 약 1700만 달러(약 220억원) 규모로 투자를 받았다.
이번 인수 소식은 애플이 비전프로 헤드셋을 공개한 이후 전해졌다. 애플은 지난 5일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23'에서 첫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융합된 개념으로, 사용자는 머리에 비전프로를 착용한 뒤 현실세계에 3차원으로 구현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내년부터 판매되는 비전 프로에 미라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전 디자인 책임자였던 조니 아이브는 한때 미라의 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라이벌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코히어는 2억7000만달러(약 3500억원) 규모로 투자를 받았다.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히어가 22억 달러(약 2조8505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VC인 이노비아캐피탈이 리드투자자로 나섰으며 미래에셋, 엔비디아, 세일즈포스, 오라클 등이 참여했다.
코히어는 2019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에이단 고메즈와 닉 프로스트가 설립한 회사다. 에이던 고메즈 대표는 챗GPT, 바드 등 생성AI의 기반이 된 트랜스포머 모델 개념을 구체화한 학술 논문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트랜스포머 모델은 문장 속 단어와 단어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다.
코히어는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지만, 기업용 챗봇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업은 코히어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고객의 이메일을 요약하고 광고문구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코히어는 지난해 11월 구글과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도 논의하는 등 오픈AI의 라이벌 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고메즈 대표는 구글의 AI 언어모델인 '트랜스포머' 개발에도 참여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코히어는 생성AI 기술에 초기 기여를 해왔다"며 "전세계 기업들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하고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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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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