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아모레퍼시픽, '엄마 화장품' 이미지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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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는 국가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잇따른 브랜드 리뉴얼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설화수를 시작으로 이니스프리, 려, 프리메라, 해피바스 등 주요 브랜드의 로고와 모델, 용기 디자인 등을 전면 교체했습니다.
궁중·한방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던진 건 탈모케어 전문 브랜드 려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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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5060에서 2030 타깃으로 전환하는 방향
이슈성 아닌 중장기 전략으로 이어갈 필요성
요즘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 중 하나는 국가대표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잇따른 브랜드 리뉴얼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설화수를 시작으로 이니스프리, 려, 프리메라, 해피바스 등 주요 브랜드의 로고와 모델, 용기 디자인 등을 전면 교체했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는 수준이 아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수준의 리뉴얼에 업계 내에서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죠.
설화수는 지난해 8월 모델을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로 교체하고 올해 2월엔 윤조에센스를 6세대로 리뉴얼했습니다. 윤조에센스는 불과 3년 전인 2020년 3월 5세대 리뉴얼을 진행했죠. 25년간 5번의 리뉴얼을 진행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의 변화는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방향성은 명백합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2030을 타깃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죠. 전면의 한자를 없애고 영문을 강조했구요. '궁중틱'했던 용기도 흰색과 오렌지색의 대비를 살린 트렌디한 병으로 교체했습니다.
궁중·한방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던진 건 탈모케어 전문 브랜드 려도 마찬가지입니다. 려의 아이덴티티였던 한자 로고와 보라색·금색 컬러를 교체하면서 얼핏 봐서는 같은 브랜드라는 걸 알 수 없을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갔죠.
이밖에도 이니스프리, 해피바스 등도 기존 이미지를 싹 버리고 트렌드에 맞춘 새 옷을 입었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방향성은 한결같습니다. '더 젊은'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겁니다.
설화수와 려는 대표적인 '엄마 브랜드'입니다.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한방, 궁중 같은 콘셉트는 전형적인 5060 타깃 마케팅입니다. 국내에선 50대 이상 중장년층, 해외에선 중국 소비자를 노리는 게 아모레퍼시픽의 전략이었습니다. 잘 먹혔죠.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와 코로나19 이슈가 상황을 바꿔놨습니다. 2016년 5조6454억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지난해 4조1349억원으로 26.8%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8481억원에서 2142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이 됐습니다.
위기가 찾아오니 변화의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언제까지나 5060과 중국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습니다. 브랜드를 '갈아엎는' 리뉴얼을 연달아 진행하게 된 배경입니다.
앞으로의 숙제는 이 변화들을 실제 매출로 바꾸는 거겠죠. 새로운 소비자들을 잡겠다고 기존 소비층을 놓쳐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꼴이 됩니다. 중장년층에서는 '기존에 쓰던 제품같지 않다', '영어밖에 없어 외국 화장품 같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또다른 타깃인 북미 시장 역시 갈 길이 멉니다.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을 대체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리뉴얼 릴레이'는 방향성을 잡았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입니다. 일단 '엄마 화장품' 이미지는 어느 정도 벗었으니까요. 바뀐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변화' 자체를 나쁘게 보는 시선은 많지 않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결과로 보여줘야 합니다. 마침 전세계를 뒤덮었던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되며 뷰티 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 대표 주자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올해 하반기 뷰티 시장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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