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애리 플레이올라 대표 "아동심리검사, 플랫폼으로 진입장벽 낮출 것"
커뮤니티 통해 부담없이 상담하는 플랫폼 만들 것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최근 자녀와 부모 등 가정 내 갈등을 관찰하는 TV 프로그램이 여럿 등장했다. 문제가 개선되는 과정을 보며 시청자로서 공감과 안도를 느끼는 한편, '내 아이에게 비슷한 일이 생기면 어쩌지'라는 고민도 덤으로 생긴다.
잘못된 양육법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는 뉴스와 커뮤니티의 단골 소재다. 출산율 0%대에 진입한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아이'와 '양육'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보내고 있다. "마음에 병이 생겼어요"라고 말할 수 없는 어린 존재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기 위한 노력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플레이올라(PLAY HOLA)는 아이의 기질에 맞는 양육법을 찾아주는 영유아 심리상담센터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발달 및 발달임상심리를 전공한 우애리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연구원과 상담가로 지내면서 느꼈던 심리 상담 시장의 문제점들을 변화시키고자 플레이올라를 창업했다.
하남 미사에 문을 연 오프라인 센터는 코로나19임에도 불구하고 1년6개월만에 500여명의 아이가 다녀갔다. 무거운 분위기의 상담센터가 아닌 놀면서 기질검사도 할 수 있는 독보적인 모델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다. 현재 플레이올라는 놀이 검사와 상담 프로그램을 비롯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교구 개발,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을 전개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로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과감히 키즈산업에 뛰어든 우 대표가 궁금했다. 그는 온라인 브랜딩 전문회사인 (주)엠앤케이파트너스 민경진 대표와 함께 현재 오프라인 상담센터와 연계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같은 성향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양육자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심리상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가정의 달 5월, 우 대표를 만나 플레이올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레이올라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12년간 심리 상담과 치료 현장에서 일하면서 '왜 뒤늦게 상담센터를 찾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병원의 높은 진입장벽과 무거운 분위기, 무엇보다 자녀를 '문제 있는 아이'로 낙인찍는 것을 두려워하고 주변인과 상의하는 것을 꺼려 한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전문성과 유희성을 동시에 충족하고 고객들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플레이올라는 놀이프로그램으로 아이의 기질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심리검사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무게를 뒀습니다."
-놀이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감 통합 놀이, 정서 표현 놀이, 기억 놀이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역할이나 상징성을 갖고 하는 놀이, 감각물을 사용하는 놀이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같은 시간대에 방문한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수줍음이 많은지, 일방적인 친구인지, 신체는 어떻게 쓰는지 등도 관찰하고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아이와 부모의 상호작용이에요. 대부분 부모님은 아이에 대한 성향 분석이 되면 화가 덜 나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고 이해도를 높이면 감정적이지 않게 되거든요. 아이와 함께 지내는 사람은 결국 부모이기 때문에 양육자에 대한 코칭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귀여운 자체 캐릭터들이 있더라고요. 소개해 주신다면.
"아이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캐릭터 제작에 공을 들였어요. 먼저 장난기 많은 스컹크 '올라', 불안을 담당하는 미어캣 형제 '앤지&렉스', 용기 조개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줍은 수달 '코르테', 화가 나면 뿔이 커지는 코뿔소 '벤톤', 슬프면 목이 길어지는 기린 '새디' 등 아이들의 실제 느끼는 감정을 캐릭터에 녹였어요. 현재 '올라'와 관련된 동화를 써서 센터 내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고, '벤톤' 편도 거의 다 완성된 상태예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인형이랑 카드 등 교구를 제작해 판매도 시작하고자 합니다."
-처음부터 아동발달심리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아동발달심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무래도 아이들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정발 변화가 빨라요. 제가 노력하는 만큼 쑥쑥 성장하고 변화해요. 공격성 때문에 여러 번 어린이집을 퇴소했던 아이가, 저를 만난 후 현재는 유치원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현재 준비 중인 '온라인 플랫폼'이 궁금해요.
"아이의 문제나 어려움은 가까운 지인에게도 꺼내기 어려운 주제거든요. 플랫폼 안에서 무료 기질 분석을 하고, 결과가 나오면 같은 성향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끼리 공감대를 쌓을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형성하려고 해요. 육아 고충, 정보나눔, 기관이나 센터 후기,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코칭 등을 통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심리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어요. 플랫폼은 7월쯤 베타버전이 나올 예정이에요. 유저가 유입되면 추후 다양한 시도와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상담센터를 운영 중인데, 온라인 플랫폼을 떠올린 이유가 있을까요?
"영유아 중 10%는 ADHD에 근접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산후우울증과 양육우울증은 우리나라 전체 양육자의 10%가 겪고 있고요. 그러나 전문적인 개입을 받는 경우는 미비한 수준이에요. 상담에 대한 높은 진입 문턱 때문이죠. 앞으로 만들어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양육자들이 '이런 커뮤니티가 있대'라며 편안하고 부담 없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결국 치유를 위해서는 실제로 마주하고 직접적인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양질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분야에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앞으로 우리 삶은 '창조'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은 대체할 존재가 많거든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창업 프로그램이 매우 많아요. 사업 인큐베이팅부터 인적 네트워킹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죠. 많은 경험을 쌓은 후 반드시 나만의 창업에 도전하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키즈 산업은 쇠퇴하는 듯 보이지만, 인당 소비 금액은 지속 성장하고 있고 아이의 정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에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올라를 앞으로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으세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의미 있는 일이어야 움직이는 사람이거든요. 향후에는 어른들을 위한 시간, 부모가 아닌 나로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특강도 마련하고 싶어요. 심리와 관련된 산업이 확장될 것이라 전망하기 때문에 먼 미래에는 글로벌 진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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