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산다] ⑭ 서울 '지사'·광주 '본사' 둔 인공지능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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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감성텍은 2021년 6월 법인 본사를 서울에서 광주로 옮기고 광주시, 인공지능융합사업단 등이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창업캠프에 둥지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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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김민규(42) 감성텍 대표이사의 명함에는 사무실 주소가 2개다.
하나는 광주 동구 금남로, 다른 하나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광주 사무실이 '본사', 서울 사무실은 '지사'로 소개된 점이 색다르다. 김 대표에게 사업 영역에서만은 서울이 지방인 셈이다.
감성텍은 2021년 6월 법인 본사를 서울에서 광주로 옮기고 광주시, 인공지능융합사업단 등이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창업캠프에 둥지를 텄다.
전남대병원과 협업 중인 데다가 광주시가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각종 지원사업에도 끌렸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감성텍은 삼성전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지원 대상 5개 기업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얼굴에서 색상·미동 신호를 포착해 심장 정보를 추출하고 건강 상태와 스트레스, 피로, 우울 등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인공지능 심장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고독사를 예방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하고자 의료기기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업체를 경영하는 장단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은 심드렁하게 느껴질 만큼 담담했다.
김 대표는 "장단점을 구분 짓지 못하겠다"며 "주변에서도 이제 서울 사람이 아니라 광주 사람이 다 됐다고 농담할 정도고, 나 자신도 불편한 점을 못 느낀다. 오히려 음식이 맛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먹고, 자고, 입고, 일하는 건 똑같으니 별 차이가 없다"며 "기술도 발전해서 화상회의가 일상화된 만큼 서울, 지방을 나눌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에 온전히 녹아든 영향도 있겠지만, 지방살이가 특별할 게 없다는 김 대표의 답변은 역설적으로 수도권 쏠림 문제 해결을 위한 근원적 해법을 제시하는 듯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인력 수급에 대한 갈증을 느낀 적은 있었다고 한다.
광주 본사에서 6명을 채용하면서 중급, 고급 인력을 욕심냈지만 여의치 않자 초급 기술 인력으로 채워야 했다.
김 대표는 "인력을 키워놓으면 다 서울로 가버린다"며 "좋은 기업, 좋은 강사진을 유치해야만 인력 양성에서 지방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성텍은 하루 7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탄력근무제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합당한 급여·복지가 보장돼야만 지역 인재가 상경하지 않게 되고, 우수한 기업·인재가 선순환을 이루는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업체도 광주 기업들과 협업을 원해 광주에 지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서울에 있으면 비슷한 기업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겠지만, 광주를 거점으로 삼으면서 전남대병원과 협업도 하고 다른 지방 기업들과 교류할 기회도 더 많아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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