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서 펼쳐지는 꿈같은 뮤지컬…'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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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 붉은 조명이 들어오자 어두웠던 방은 소설 속 뱀파이어가 사는 저택으로 변하고, 바닥에 한 줄기 조명이 비치자 파티가 열리는 연회장이 된다.
조명에 몸을 맡기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어 함께 춤을 추던 두 남자는 조명이 꺼지고 현실로 돌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뜨거운 논쟁을 이어간다.
작품의 조명은 두 사람이 현실에서 과거로 이동하거나 소설 속 장면을 묘사하는 순간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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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다락방에 붉은 조명이 들어오자 어두웠던 방은 소설 속 뱀파이어가 사는 저택으로 변하고, 바닥에 한 줄기 조명이 비치자 파티가 열리는 연회장이 된다.
조명에 몸을 맡기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어 함께 춤을 추던 두 남자는 조명이 꺼지고 현실로 돌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뜨거운 논쟁을 이어간다.
지난 7일 서울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는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꿈같은 이야기다. 1819년 발표된 소설 '뱀파이어 테일'의 저작권을 놓고 영국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그의 주치의 존 윌리엄 폴리도리가 벌였던 실제 논쟁을 2인극으로 각색했다. 지난해 초연했으며 1년 만에 두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바이런과 폴리도리는 함께 여행을 떠났을 당시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먼저 떠올린 사람은 누구이며, 소설의 주인은 누가 되어야 하는지 기억을 되짚어가며 공방을 벌인다. 폴리도리의 다락방을 배경으로 두 사람은 현재와 과거, 허구와 현실을 넘나들며 진실에 가까워진다.
작품의 조명은 두 사람이 현실에서 과거로 이동하거나 소설 속 장면을 묘사하는 순간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공간 전환이나 암전 없이 조명 연출만으로 극의 분위기를 전환하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몰입하도록 만든다.
특히 새벽녘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창문 쪽에는 밝은 조명을 비추고 다락방 안쪽은 푸른빛의 조명을 비춰 어스름을 묘사하는 연출은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대화를 나누는 바이런과 폴리도리를 비출 때 서로 다른 조명을 사용하는 점도 흥미롭다. 탁자를 밟고 서서 도도하게 자신의 주장을 펴는 바이런은 넓고 화려한 조명으로, 소파에 앉아 조용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폴리도리는 좁은 조명으로 비춰 두 캐릭터의 차이를 부각한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바이런의 시구는 조명을 만나 시각적으로 선명하게 다가온다. 바이런의 시를 인용한 넘버 '그는 아름답게 걷는다'에서는 은은하게 빛나는 촛불과 달밤을 연상시키는 검푸른 조명을 통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이런과 폴리도리를 각각 연기한 주민진과 홍승안은 다양한 조명 아래서 연기력을 빛냈다. 주민진은 섬세한 고음처리와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탱고 동작으로 다채로운 면모를 뽐내고, 홍승안은 안정적인 목소리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두 사람이 잠시 갈등을 멈추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춤을 추는 넘버 '이제는 더 이상 싸우지 말자'에선 두 사람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다만 극 초반부 소설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두 사람의 관계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연은 8월 27일까지 계속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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