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파이터6 "진입 장벽 낮춘 격투 게임 입문의 정석"

홍수민 기자 2023. 6. 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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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드 간략화, 싱글 플레이 지원 강화로 파격 변신한 격투 게임 고전
- 6월 2일 출시,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6

대전 격투 게임의 대명사, 스트리트파이터가 돌아왔다. 6월 2일 출시된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6는 파격적인 여러 시도로 출시 전부터 기존 팬들의 우려를 샀다. 혁신은 좋지만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걱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캡콤의 선택은 옳았다. 비주류 장르라는 격투 게임인데도 스트리트파이터6는 출시 3일 만에 유저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순항 중이다. 전문가와 유저 모두 호평하며 이 '뉴 메타 격투 게임'을 한껏 즐기고 있다.

기자는 격투 게임에 손을 대 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영영 손 대지 않을 예정이었다. "맞으면서 배운다"라는 방식에 거부감이 들었다. 고인물 투성이인 장르 특성 상 분명 재미를 느끼기 전에 맞기만 하다 나가떨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스트리트파이트6를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주변 지인의 끈질긴 영업의 결과다. '뉴비 친화적 격투 게임'이라며 트레일러를 내밀었는데, 그라피티 풍의 화려한 그래픽에 관심이 생겼다. 

솔직히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았다. 격투 게임이 쉬워봤자 격투 게임 아니겠는가. 늘 고인물들은 그렇게 뉴비를 유입시키고 직접 파릇한 싹을 꺾어버리는 기만 행위를 해 왔다. 

스트리트파이터6를 직접 플레이 해 본 소감은, 지인이 옳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출시된 격투 게임 중에서는 손꼽히게 뉴비와 싱글 플레이어 친화적 게임이었다.

 

장르: 대전 격투 게임



출시일: 6월 2일



개발사: 캡콤



플랫폼: PC, 콘솔



■ 길거리 싸움 느낌 한껏 살린 그래픽과 연출

- 물감이나 스프레이가 튀는 듯한 드라이브 임팩트 연출이 포인트

얼핏 기억하기로는 '스트리트파이터'는 오락실 감성의 2D풍 게임이었다. 그래서인지 완전한 3D 그래픽을 보니 조금 낯설었다. 춘리 정도만 기억하는 뉴비 눈으로는 3D 캐릭터가 아주 어색하지는 않았다. 

스트리트파이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길거리 싸움을 테마로 삼았다. 골목길의 그라피티를를 연상케하는 로고, 강렬한 비트,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회색 도시 메트로 시티는 그야말로 길거리 결투를 위한 장소다.

예전 오락실 감성을 살린 배틀 허브의 디자인도 좋았다. 배틀 허브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캐주얼 매치를 즐길 수 있는데, 서로 마주 앉아 매치업한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다만 너무 힙한 나머지 가시성이 떨어지는 모드 선택 창, 그에 비해 기능에만 충실해 심심한 설정 창 등 중간이 없는 UI는 아쉬웠다.

- 인스타의 민족다운 주리의 승리 포즈

그래픽이야 요새 출시되는 신작들은 기본 이상 하니 별다른 의심은 필요없다. RE 엔진을 활용해 어디 하나 모난 곳 없는 모델링과 삐걱임 없이 부드러운 움직임은 감탄스러웠다.

연출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스프레이나 물감이 흩뿌려지듯 강렬한 원색 이펙트와 함께 발동하는 '드라이브 임팩트' 스킬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다. 번개나 불꽃이 몰아치는 화려함은 익숙하지만 실시간 그래피티 느낌의 격투 게임 이펙트는 처음 봤다.

캐릭터가 드라이브 임팩트를 발동하면 잠시 화면이 정지하며 특유의 임팩트로 꽉 찬다. 채도 높은 원색 위주지만 촌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색 조합에 여러모로 신경 쓴 태가 났다. 게임의 콘셉트와 잘 어울리면서도 세련되게 타격감을 살려냈다.

스테이지의 디테일이나 필살기 개념인 슈퍼 아츠도 캐릭터 특색을 살려 보는 맛이 있었다. 승리 포즈가 압권인 캐릭터들이 몇 있는데, 상대 마리나의 '왕자님 안기'에 당한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 충실한 싱글 플레이, 월드 투어

- 춘리를 스승님으로 모시게 되다니

월드 투어는 싱글 플레이 전용 스토리 콘텐츠다. 물론 크게 조명되지는 않았지만 격투 게임에도 나름 전통적인 스토리 모드가 존재했다. 캐릭터들을 아무 이유 없이 모아놓고 "지금부터 서로 싸워라"라면 너무 개연성이 없지 않은가.

기존 게임의 스토리 모드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 컷신 위주로 진행하며 배경 스토리와 캐릭터 설명에 치중하는 편이었다. 스트리트파이터6 월드 투어는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싱글 플레이를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아바타로서 메트로 시티 속 스트리트파이터 캐릭터와 만난다. 류, 춘리 등 대표 캐릭터의 제자가 되어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적과 마주해 수상한 세력의 음모를 밝혀낸다.

- 월드 투어라는 이름답게 세계를 여행하며 스트리트 파이트를 즐기는 중

대전이 주력인 격투 게임인 만큼 월드 투어가 엄청난 퀄리티와 분량을 자랑하거나 완전히 독창적이고 참신하진 않다. 솔직히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면 세계관을 차용해 다른 장르를 만드는 게 맞다.

월드 투어 모드는 직접 그 세계의 주인공이 되어, 스트리트파이터 캐릭터에게 가르침을 받고 그들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캐릭터 개별 스토리를 풀어냈다. 백지 상태의 뉴비에게 기본적인 캐릭터 커맨드와 기술에 익숙해지는 튜토리얼 기능을 수행하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아이템이나 장비 등 대전 게임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초식 유저를 위한 성장 요소도 있다. 기본적으로 '실력'으로 상대를 때려눕히는 게임이라 별도의 레벨링이나 노가다가 필요하지 않다. 유저가 최대한 가볍게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서브 퀘스트 볼륨, 공들인 컷신 연출, 미니 게임 등 기존 격투 게임들과 달리 싱글 플레이 콘텐츠에도 상당히 힘을 줬다. 꾸준히 업데이트해 준다면 대전 없이도 즐겨볼 만 하다.

 

■ 친절한 뉴비 지원, 대전 격투 모드

- 모던 모드에선 어지러운 커맨드가 상당히 간락해졌다

"모르면 맞아야지" 

격투 게임 초심자가 늘 듣는 말이다. 격투 게임은 특히 초심자와 고인물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장르다. 프레임은 커녕 조작조차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 못 하고 샌드백처럼 콤보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

맞기만 하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악으로 깡으로 인고의 시간을 버티지 못한 수많은 '격겜 뉴비'들이 폐사해왔다. 고인물만의 세계가 된 격투 게임에서는 이제 '얼마나 초보자 친화적인지'가 평가 기준이 될 정도다.

스트리트파이터6는 그 점에서 합격 도장을 받을 만 하다. 초보자를 위해 기존의 클래식 모드 외에도 기존 손 발로 나뉜 약중강 6개 버튼이 약공격, 중공격, 강공격으로 압축한 모던 모드를 지원한다.

압축을 통해 심플해진 공격 커맨드와 함께 필살기와 슈퍼 아츠를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 버튼, 자동으로 연계 공격을 이어주는 어시스트 버튼으로 보다 쉽게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기술은 클래식 모드 커맨드를 입력 시 사용 가능하다.

- 야, 너두 엔딩 요정 할 수 있어

원버튼 필살기와 슈퍼 아츠는 조작의 실수를 거의 원천 차단한다. 대미지 페널티가 존재해도 감수할 만한 수준이다. 뉴비도 고인물 상대로 회심의 죽창 한 방을 노릴 수 있다.

초심자인 기자도 모던 모드의 도움을 받아 자연스럽게 콤보를 사용해 승리를 따낸 적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떠먹여주는 수준은 아니다. 당연하겠지만 커맨드가 간소화된 만큼 사용 가능 기술의 폭 또한 제한된다.

어차피 초심자에게는 수많은 연계기와 정교한 컨트롤은 그림의 떡이다. 게임 자체에 익숙해지고 재미를 붙이며 정착하는 단계에서 모던 모드는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후 천천히 기존 조작인 클래식 모드로 넘어가면 된다.

이외에도 파이팅 그라운드에서 자동 공격 가능한 다이내믹 모드를 지원한다. 소위 말하는 오토 기능이다. 물론 온라인 대전과 월드 투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특수 기능이다.

 

■ 진짜로 뉴비에게도 친절한 격투 게임

- 여름 찰떡, 시원하고 힙한 격투 게임 스트리트파이터6

시작하기 전까지 편견이 꽤 있었다. 대전 게임 특성 상 아무리 시스템이 쉬워도 유저 층이 고여버리면 뉴비는 속절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자기 커맨드 외우기도 벅찬데 다른 수많은 캐릭터의 프레임과 기술까지 줄줄 외워야 하다니 가혹하기 그지 없다.

더듬더듬 커맨드와 프레임을 외워도 손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쓸모다. 퍼펙트를 연속으로 당하고 있으면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결국 '재미 없어서 접는다'라는 신 포도를 외치며 환불 사유를 작성하고 만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조작 단순화, 연계 공격 지원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춘 스트리트파이터6는 격투 게임 초심자에게 그야말로 구원이나 다름 없다. 어영부영 입력한 커맨드로 의외의 한 방을 먹이는 재미에 계속 매칭을 돌린다. 

모든 고인물은 '우리 게임 쉽다'라며 뉴비를 현혹하기 마련이다.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서 진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같은 뉴비로서 보장한다. 한 번만 속는 셈 치고 찍먹해 보자.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어 놀랄 것이다.

장점

1. 진입 장벽 대폭 낮춘 모던 모드 지원



2. 싱글 플레이 콘텐츠 강화



3. 준수한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로 스타일리시한 타격감



단점

1. 다소 아쉬운 분량의 오픈 월드



2. 디자인과 편의성 양 극단을 달리는 UI



3. 그래도 근본은 '격투' 게임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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