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떨어지는 ‘백색테러’···한번 맞을때마다 10만원 손해 [세상만車]
1시간만에 도장까지 피해
패가망신 뺨친 ‘폐차망신’
말싸움을 벌일 때 종종 나오는 말입니다. 효과는 좋습니다. 대부분 더 큰 싸움으로 커지지 않습니다.
물론 주체를 못할 정도로 돈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맞으면 돈을 주겠다며 약자를 마구잡이로 폭행해 분노를 일으키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맷값 폭행’ 입니다. 재벌 2세인 최모 씨는 2010년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방망이 한 방에 100만원’이라며 야구배트로 때린 뒤 ‘맷값’ 2000만원을 줬습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이슈가 됐습니다. 당시 최 씨가 대표인 M사의 관계사가 캐딜락 딜러여서 불매운동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5년 뒤 배우 유아인이 철없는 재벌 3세로 나오는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돼 다시 한번 회자됐죠.
물론 폭행 정도에 비해 처벌이나 보상이 미흡할 때는 함무라비 법전이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법이 차라리 낫다는 울분을 터트릴 때도 있습니다. 요즘 이슈가 된 ‘가해자 신상공개’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피하지 않고 어설프게 반격했다가 ‘쌍방폭행’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 성립요건이 까다로운 한국에서는 100대를 맞고 1대 때려도 쌍방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서글플 수도 있지만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나은 세상입니다.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명성을 드높인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가장 위대한 재난 영화이자 영화음악 없이 순수한 새소리만으로 소름 돋는 공포를 불러일으킨 ‘새’입니다.
새는 운전자에게는 히치콕의 영화 속 장면 못지않은 ‘현실 공포’를 맛보게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새 그 자체보다는 하늘에서 찰 지게 떨어지는 새똥 때문입니다.
더 약한 금속으로 구성된 차량에는 당연히 가혹합니다. 새똥은 ‘폼생폼사’ 차량에 더 치명적입니다. 파리가 앉았다 미끄러질 정도로 매끄럽고 우아한 멋을 풍기는 도장 면을 헤집어 놓기 때문입니다.
남자의 로망이자 카푸어의 우상인 포람페(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도 새똥 폭격에 바로 ‘똥차’로 전락합니다.
산책하다가 물컹하고 밟히는 개똥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똥으로 얼룩진 포람페를 폼 잡고 타고 다니다가 ‘똥폼’ 잡는다고 비웃음을 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새똥을 오래 방치했다가는 광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똥차’가 됩니다. 패가망신 뺨치는 ‘폐차망신’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새똥 공포는 심각합니다. ‘미국인의 신발’ 포드도 운전자의 새똥 공포를 덜어주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입니다. 새똥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조 새똥까지 만들었죠.
새똥이 떨어진 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차체 도장 층을 파고들어 세차로도 흔적을 없앨 수 없습니다. 경치 좋은 카페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거나 나들이를 맘 편히 즐길 수 없습니다.
차체에 말라붙은 새똥을 휴지나 천으로 무심코 닦아내면 혹 떼려다 혹 붙는 격이 됩니다. 새똥에 들어 있는 모래나 씨앗이 차체에 흠집을 남기기 때문이죠. 볼품없어집니다.
결국 비싼 돈을 들여 광택을 해야 한다. 새똥이나 열매가 자주 떨어지는 보닛이나 트렁크를 부분 광택하면 10만원 정도는 줘야 합니다. 물론 국산 중형차 기준입니다. 비싼 수입차라면 더 손해가 커집니다.
새똥은 마르기 전 제거해야 차체 도장에 흠집이 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마른 뒤에 발견하게 되죠.
말라붙은 새똥은 물로 먼저 불린 뒤 제거해야 합니다. 물을 부었을 때 오염 부위가 더 넓어질 것 같으면 티슈에 물을 묻힌 뒤 새똥 위에 덮어주야 합니다. 10분 정도 지난 뒤 깨끗한 티슈, 걸레, 스펀지 등으로 훔쳐 내면 됩니다.
새똥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차체를 부식시키는 벌레 사체를 제거할 때도 물을 뿌려 불린 뒤 마른 걸레로 문지르지 말고 지그시 눌러가면서 닦아내는 게 좋습니다.
대형 할인마트나 자동차 용품점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벌레 사체 제거제(버그 클리너)를 사용하면 좀 더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습니다.
버그 클리너로 새똥, 수액 등도 없앨 수 있습니다. 분무기 형태가 많지만 물티슈처럼 한 장 한 장 꺼내 쓸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차가 소중하다면 비상용품으로 가지고 다니는 게 좋습니다.
세차를 통해 새똥이나 벌레 사체 등 오물을 없애기 위해 세차를 한다면 자동 세차장보다는 셀프 세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자동 세차장에서는 오물을 먼저 제거하지 않기 때문에 흠집이 생길 수 있죠.
셀프 세차장에서는 표면에 달라붙은 오물이 다시 차체에 묻지 않도록 차량 보닛에서 아래 방향으로 물을 분사합니다. 비누칠하기 전에 샤워하는 것처럼 물을 고루 뿌린 뒤 세제 거품으로 오물을 없애면서 차를 닦아내면 됩니다.
단, 거품을 뿜어내는 솔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차체에 미세 흠집을 낼 수 있습니다. 흠집이 신경 쓰인다면 세차장에 있는 거품 솔 대신 코팅 성분을 함유한 카샴푸와 세차 글러브를 사용합니다.
차량 곳곳에 카샴푸를 분사한 뒤 거품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세차 글러브로 구석구석 닦아주면 흠집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물파스에 들어 있는 휘발성 물질인 에탄올과 멘톨 성분이 페인트 자국을 녹여 흠집을 덮어주기 때문이죠. 물파스로 흠집 부위를 문지르며 바른 뒤 마른 걸레나 휴지로 닦아내면 됩니다.
치약으로도 흠집을 감출 수 있습니다. 칫솔에 치약을 묻힌 뒤 흠집이나 광택을 낼 부위를 살살 문지르면 됩니다.
단 새 차에는 물파스나 치약 사용을 피하는 게 낫습니다. 비전문가인 운전자가 어설프게 없애려다 오히려 얼룩덜룩한 자국만 남길 수도 있죠. 광택을 하기에는 돈이 아깝지만 얼핏 보면 흠집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싶을 때 사용하시면 됩니다.
물파스나 치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흠집은 용품점이나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컴파운드로 복원할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는 가벼운 흠집을 없애주는 연마제입니다. 흠집 부위 클리어코트 층을 미세하게 갈아냅니다.
컴파운드를 스펀지나 부드러운 천에 묻혀 원을 그리면서 힘줘 닦아낸 뒤 부드러운 천으로 마무리하면 가벼운 흠집은 제거할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 작업을 하면 광택이 사라질 수 있으므로 광택복원제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흠집 제거, 광택 복원, 발수 코팅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도 있죠.
물론 전문가의 손길을 거칠 때보다는 번거롭고 완성도도 떨어집니다.
디테일링 세차는 일반 손세차보다 2배 이상 비쌉니다. 국산 중형차 기준으로 5만원 이상입니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비싼 돈을 주고 산 차를 평생 새 차처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사람처럼 자동차도 늙습니다. 자세히 살펴봐야 보이는 새똥 흔적과 흠집에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신경 쓰이고, 마음 아프고, 결국 돈도 시간도 많이 들게 됩니다. 사랑과 구속은 다릅니다. 상처없는 사랑은 없듯이 상처없는 차량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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