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적자 이어져도 긴장감 없는 나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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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의 경우 경상수지가 경제의 건전성을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볼 때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4~1997년 4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 이유로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연간 기준으로 단 한 번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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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 경제의 대외 균형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의 경우 경상수지가 경제의 건전성을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볼 때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4~1997년 4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 년도 경상수지는 1994년 -47억9350만 달러, 1995년 -102억2970만 달러, 1996년 -244억6110만 달러, 1997년 -108억1150만 달러였다.
당시 경상수지가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내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제적으로 용인(容認)되는 것”이라고 잘난 척을 하다가 결국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 뒤 우리나라 국민에게 경상수지는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런 이유로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연간 기준으로 단 한 번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 월별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연간으로는 2008년(17억5300만 달러)과 2009년(330억8769만 달러) 모두 흑자였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경상수지의 흐름이 불안정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경상수지는 1월(-42억1230만 달러)과 2월(-5억184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3월(1억5810만 달러)에는 ‘반짝 흑자’로 돌아섰지만, 4월(-7억9260만 달러)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53억7000만 달러 적자다.
과거에도 월별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가 흑자로 회복한 경우는 많았다. 사실상 외환위기 이후에는 한 해도 빠짐없이 월별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단시일 내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연간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런데 올해 경상수지에 대한 불안감이 예년보다 증폭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계속 증가세를 보여온 수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줄어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對)중국 수출 감소 폭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한국의 수출이 줄어든다면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했던 것만 못 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동안 ‘중국 특수(特需)’를 누려온 한국 경제가 근본적인 타격을 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흐름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은 기우(杞憂)라는 해석도 많다. 한은 올해 5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전망 수준(260억 달러)보다 소폭 줄어든 240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4월까지 경상수지가 53억7000만 달러 적자이므로, 남은 기간 300억 달러 가까운 경상수지 흑자를 볼 것이라는 뜻이다.
한은의 전망처럼 올해 경상수지가 당장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은의 전망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21년 852억 달러에서 지난해(2022년) 298억 달러로 줄어든 뒤, 올해는 240억 달러로 다시 쪼그라들게 된다.
그런데 만약 기획재정부나 한은의 전망처럼 올해 하반기 경상수지가 큰 폭의 회복세로 다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국내·외 경제계에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여러 차례 수출을 독려하는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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