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이 350만원 됐어요"…TV 보고 코나아이 산 40대 '멘붕'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윤현주 2023. 6. 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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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보고 코나아이 950만원 매수
7년 2개월간 투자 수익률 -63%

사측 “4개 핵심 플랫폼 고도화 노력”
2년 새 매출 75%·영업익 156% 급증 

증권사 “플랫폼 회원 우상향 긍정적”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6년10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Getty Images Bank.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40대 손초보(가명) 부장은 방송에 나온 회사의 주식을 샀다가 7년2개월 동안 물만 먹고 있다. 당시 프로그램에서 좋은 기업으로 소개됐고, 카드(마그네틱, IC칩 등)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라 매수했지만 계좌 잔고는 시퍼렇게 물들어 있다. 

손 부장이 산 종목은 코나아이. 2016년 4월 첫 매수를 시작해 그의 주식 계좌 잔고엔 4만5560원에 산 207주가 찍힌다. 9일 종가는 1만6700원. 현재 수익률은 -63.44%로, 950만원가량 투자한 금액이 350만원으로 떨어졌다.    

손초보(가명) 부장의 9일 주식 계좌 잔고. 독자 제공

 국내 점유율 1위 핀테크사 … 해외 90개국과 거래

코나아이는 어떤 회사일까. 1998년 3월 설립돼 신용카드·전자여권·USIM 등에 적용되는 결제 보안·인증 관련 원천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핀테크 전문기업이다. 코스닥시장엔 2001년 10월 18일 상장했다. 핀테크 관련 토털 솔루션 및 플랫폼을 국내 카드사를 비롯해 해외 90개국에 제공하고 있다. 북미 스마트카드&IC칩 시장 점유율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 국제표준의 IC카드 기반 결제 플랫폼을 개발해 2018년 국내 최초로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플랫폼을 도입,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인천e음, 경주페이 등 전국 56개 지자체의 카드형 지역화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지역화폐 판매 금액은 15조원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불형 카드 플랫폼 ‘코나카드’, 기업 복지 플랫폼 ‘코나비즈’ 등 다양한 결제 플랫폼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모빌리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코나아이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코나아이 제공

코나아이는 2016년부터 4년간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1000억원 이상 투자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준 회원 수 1429만 명, 거래액 15조원을 달성했다. 신성장동력으로 4개 영역의 핵심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첫째, DID(디지털ID 및 보안칩 솔루션) 사업으로 해외 신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사양·고품질 카드 개발 및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새 결제 플랫폼 ‘코나플레이트’를 앞세워 서비스를 원하는 업체에 제공한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은 지역화폐의 부가 서비스를 늘려 수익 모델을 다각화한다. 넷째, 택시 호출 서비스 등 플랫폼 영토를 확장한다.   

최대주주는 조정일 대표 외 8인이다. 총 주식 수 1499만9999주 중 463만1424주(지분 30.87%)를 갖고 있다. 자사주는 180만1234주로 지분 12.01%에 해당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2%를 약간 넘어 유통 물량은 55% 정도다. 

코나아이가 운영 중인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실물 카드 사진. 코나아이 제공

 영업이익 2년새 156% 급증 … SK 증권 “해마다 실적 성장”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작년 매출액 39%는 스마트카드 제조·판매, 36%는 코나 카드 결제 플랫폼에서 발생했다”고 했다. 지난해 전국 지역화폐 판매액은 1년 새 3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매출 부문은 줄었다고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코나아이는 해마다 실적 성장이 돋보인다”고 판단했다. 2020년 매출액 1378억원과 영업이익 190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매출액 2422억원과 영업이익 488억원을 거뒀다. 2년 만에 각각 75.76%, 156.84% 증가했다.

코나아이 주가 주봉 그래프.

나 연구원은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지역화폐가 판매될 것”이라며 “코나카드 플랫폼 누적 회원 우상향이 긍정적이다”고 주장했다. 일본 모멘텀도 주목했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열리는데 현지에서 캐시리스(Cashless) 열풍이 거세다고 한다. 나 연구원은 “현금 사용 비중이 높은 일본이 카드 등 비현금 결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면 코나아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코나아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주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나무 소재 카드를 개발했으며, 업계 최초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카드를 내놨다.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사로서 지역 대학생 및 주민들과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방지 교육 등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코나아이 결제 플랫폼 사업 중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전개하고 있는 사업 '코나카드' 앱과 실물카드 이미지. 코나아이 제공

10일 코나아이 관계자는 “202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4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며 “주주들을 위해 지난해 말 55만9119주를 소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스크 요인은 없을까.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자체 플랫폼 애플페이를 통해 금융 서비스업에 진출해 선불결제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다만 “코나카드 플랫폼에 헬스케어·배달 등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면서 소비자 생활에 밀접하게 침투하려고 하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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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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