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없으니 무색무취...‘베트남 메시’ 시련의 계절 맞았다 [신짜오 베트남]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퍼스타로 급부상 했습니다. 당시 베트남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조별리그 전승으로 조1위를 차지했죠. 전 대회인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의 위업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면서 박 감독에 대한 베트남 팬들 충성도가 기하급수로 올라갔던 시기였습니다.
박 감독은 U23 무대에서 맹활약하던 꽝하이를 성인 무대로 바로 콜업했습니다. 꽝하이는 여기서도 맹활약을 펼치며 ‘베트남의 메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됩니다. 꽝하이를 바라보는 박 감독의 그리고 베트남의 시선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2019년말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경기에서 베트남은 태국을 만나 일전을 치루게 됩니다. 당시 태국 감독은 일본인 니시노 아키라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J리그에는 태국의 슈퍼스타 차나팁 송크라신이 뛰고 있었습니다.(그는 여전히 일본 리그에서 뛰고 있습니다. J리그 베스트 11에도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시 박 감독은 태국과 경기를 앞두고 훈련 과정을 비공개하며 태국 언론의 비난을 사고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을 열자 태국 기자단의 가시돋친 질문이 이어집니다. 꽝하이의 일본 리그 진출설이 나오던 그때 한 태국 기자가 질문을 합니다. “꽝하이가 일본 리그에 진출할 수준이 되는가”
박 감독은 단호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태국 송크라신도 일본에서 뛰는데 우리 꽝하이라고 일본에 못갈 이유가 있나” 인터뷰 내용이 통역되자 감동한 베트남 기자단은 박수 세례로 화답했습니다.
이후 동남아 무대를 폭격하던 꽝하이는 일본 리그 대신 유럽 진출을 타진합니다. 오스트리아 등 몇몇 구단과 연결되는가 싶더니 결국 선택은 프랑스 2부리그였습니다.
하지만 꽝하이는 이달 30일 부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리고 맙니다. 최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포FC 측은 ‘우리는 꽝하이와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꽝하이는 자유롭게 팀을 떠나 새로운 거처를 찾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프랑스 리그에는 한 시즌만 있게 된 셈입니다.
꽝하이는 시즌 내내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올 2월부터는 1군에서 사실상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1군 리그에서 13경기에 나와 한 골을 기록한 게 전부입니다. 포FC 측은 꽝하이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포FC 측은“꽝하이가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것은 리그 2의 강도를 보여준다. 그의 체력은 그를 돕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은 피지컬 측면에서 꽝하이가 유럽 무대의 터프함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동남아 수준에서 꽝하이의 탈압박 능력은 혀를 내두를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칠게 치고 나오는 유럽의 선수들을 이겨내기는 어려움이 컸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베트남 축구가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이는 체구가 크지 않은 축구 선수 출신으로 피지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던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기본 세팅을 ‘선수비 후역습’으로 정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5백에 가까운 두터운 수비를 기반으로 기회가 왔을 때 치고나가며 빠르게 역습하는게 베트남의 전술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습의 중심에 꽝하이가 있었습니다. 결국 박 감독의 전술이 꽝하이의 존재감을 극대화했다는 얘기입니다.
꽝하이의 유럽 진출은 실패했지만 아마도 비슷한 시도는 이어질 것입니다. 포FC 조차 “꽝하이 영입이 마케팅 측면에서는 도움이 됐다”고 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같은 시도가 진정한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아직 갈길이 멉니다. 설기현과 이청용, 이영표,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무대에서 활약했던 한국 선수들이 얼마나 뛰어난 기량을 갖췄는지가 새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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