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雀에 공자의 ‘공’이 붙는 까닭은

남정미 기자 2023. 6. 10. 04: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생

곽정식 지음|자연경실|294쪽|1만8000원

‘공작(孔雀)’은 공자(孔子)와 같은 ‘공’ 자를 쓴다. 항상 그 이유가 궁금했던 저자는 중국 쓰촨성에서 만난 한 노인의 설명을 듣고 궁금증을 풀게 된다. “중국인들이 처음 인도에서 날개를 활짝 편 공작을 봤을 때 그 화려함에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공작을 최고의 새로 표현할까 궁리하다, 최고의 선생 공자의 ‘공’을 써서 최고의 새로 칭했다. 중국인들은 대단한 것에 ‘공’을 넣는 습관이 있다.”

공작에서 공자로 이어진 저자의 인문학적 상상력은 1780년 연암 박지원이 북경에서 처음 공작을 보고 남긴 열하일기로, 또다시 그리스 신화 속 ‘아르고스의 눈’으로 확장된다.

전작 ‘충선생’에서 벌레를 통해 삶의 곡진한 이야기를 풀어냈던 저자가 이번엔 까치, 까마귀, 참새, 비둘기 등 21가지 새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새의 생태적 특징을 소재로 삼긴 했지만, 새를 ‘조선생’이라 높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이를 통해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인문학적 접근법이 돋보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