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어느날 아이가 철학적 질문을 한다면
정성택 기자 입력 2023. 6. 10.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가 평생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만 5세 아이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내가 보고 듣는 게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런 첫째 아이의 마음을 읽어 아버지는 철학 대화로 이어간다.
저자 자신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엄마가 보는 빨간색과 내가 보는 빨간색이 어떻게 같은지 알아?'라고 질문을 던졌던 터라 아이들이 무심코 건네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가 평생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만 5세 아이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언뜻 뚱딴지같은 소리로 들리지만 아이는 진지하다. 내가 보고 듣는 게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런 첫째 아이의 마음을 읽어 아버지는 철학 대화로 이어간다. “뭔가를 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렉스?” 부자는 그렇게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에 대해 얘기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해도 ‘내가 생각한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고, 이 같은 생각을 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방법적 회의의 출발점인 기본 명제, 라틴어로 ‘코키토 에르고 숨(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이다.
저자는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의 법률서기로 일했고, 지금은 미시간대 법학 및 철학과 교수다. 렉스(지금은 다섯 살보다 나이가 많다)와 행크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는 딱딱할 수 있는 철학의 주제를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쉽게 풀어 간다. 저자 자신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엄마가 보는 빨간색과 내가 보는 빨간색이 어떻게 같은지 알아?’라고 질문을 던졌던 터라 아이들이 무심코 건네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책은 인식론 등 기존의 철학적 담론의 주제보다 권리, 복수, 처벌, 권위, 젠더, 인종 등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떠올릴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됐다.
이를테면 ‘신발을 신기 싫은데 아빠가 신으라고 하면 신어야 하는지’ 같은 질문을 통해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지 다룬다. 남자가 여자보다 느리게 뛰면 창피한 건지, 자신의 세대에서 저지르지 않은 흑인 차별의 책임을 똑같이 져야 하는지 등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좋은 육아 지침서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철학은 생각하는 기술이다. 철학의 목표는 전문 철학자를 키우는 게 아니라 명료하고 신중하게 사색하는 인간,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키워 내는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대화를 하며 질문을 하는 것. 저자와 아이들의 대화 대부분이 그대로 옮겨진 덕에 책장을 넘겨 가며 대화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만 5세 아이가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언뜻 뚱딴지같은 소리로 들리지만 아이는 진지하다. 내가 보고 듣는 게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런 첫째 아이의 마음을 읽어 아버지는 철학 대화로 이어간다. “뭔가를 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렉스?” 부자는 그렇게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에 대해 얘기한다.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해도 ‘내가 생각한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고, 이 같은 생각을 하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방법적 회의의 출발점인 기본 명제, 라틴어로 ‘코키토 에르고 숨(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이다.
저자는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의 법률서기로 일했고, 지금은 미시간대 법학 및 철학과 교수다. 렉스(지금은 다섯 살보다 나이가 많다)와 행크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는 딱딱할 수 있는 철학의 주제를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쉽게 풀어 간다. 저자 자신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엄마가 보는 빨간색과 내가 보는 빨간색이 어떻게 같은지 알아?’라고 질문을 던졌던 터라 아이들이 무심코 건네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책은 인식론 등 기존의 철학적 담론의 주제보다 권리, 복수, 처벌, 권위, 젠더, 인종 등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떠올릴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됐다.
이를테면 ‘신발을 신기 싫은데 아빠가 신으라고 하면 신어야 하는지’ 같은 질문을 통해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지 다룬다. 남자가 여자보다 느리게 뛰면 창피한 건지, 자신의 세대에서 저지르지 않은 흑인 차별의 책임을 똑같이 져야 하는지 등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좋은 육아 지침서이기도 하다. 저자에게 철학은 생각하는 기술이다. 철학의 목표는 전문 철학자를 키우는 게 아니라 명료하고 신중하게 사색하는 인간,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을 키워 내는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대화를 하며 질문을 하는 것. 저자와 아이들의 대화 대부분이 그대로 옮겨진 덕에 책장을 넘겨 가며 대화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선관위, 여론 들끓자 ‘부분감사 수용’…감사원 “범위는 감사원이 결정”
- 김명수 대법원장, 권영준-서경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
- 10일 수도권 새벽부터 비…천둥·번개, 우박도 예상
- “전현희, 추미애 아들 軍특혜의혹 유권해석 과정 개입”
- 푸틴 “내달 7∼8일 준비 마치면 벨라루스 전술핵배치 시작”
- 외교부, 中대사 초치… “도발적 언행-내정간섭 강력 경고”
- [단독]“한동훈, 2월 中대사 관저만찬 제안 정중히 거절”
- [단독]강래구, 민주당 전대 직전 2개월 국회 10번 출장…돈봉투 살포 날엔 ‘1박2일’ 국회 출장
- ‘챗GPT 아버지’ 올트먼 방한…尹 면담에 “韓 AI 스타트업 경쟁력 있다”
- 與 “소가 웃을 궤변” 野 “신의 한수”…KBS사장 ‘분리징수-사퇴 딜’에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