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달 7~8일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시작”

이승호 2023. 6. 1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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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7~8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의 군사적 동맹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며 “시설 준비가 완료되면 즉시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러시아 전술핵을 벨라루스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배치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월 25일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지 2달 만이다. 러시아는 이미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가 완료된다면, 1996년 이후 27년 만에 러시아의 핵무기가 영토 밖에 자리 잡게 된다. 벨라루스 역시 1996년 핵무기를 러시아에 반환한 뒤 27년 만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부 경계 코앞에 러시아의 핵무기가 놓이게 된다.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전술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전략핵보다 상대적으로 위력이 작아 국지전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핵무기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에 배치된 전술 핵탄두 100기를 포함해 200기를 가진 반면, 러시아는 2000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해외 전술핵 배치가 벨라루스를 넘어 다른 나라로 확산할 우려도 있다. CNN은 “러시아가 핵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루카셴코의 발언은 세계적인 핵확산에 대한 큰 우려를 낳는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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