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다시 적자 났지만 선방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쌓인 경상 적자 규모는 53억7000만 달러다. 다만 상품수지가 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점차 줄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가 올해 연간으론 24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월 적자는 세부 항목 중 본원소득수지가 9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 본원소득수지는 국경을 오간 임금과 배당·이자 같은 투자 소득을 망라한다. 통상 4월은 국내 기업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기라 본원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커진다. 한은은 이번엔 비교적 선방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적자 늪에서 빠져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적자 행진을 했던 상품수지는 4월 5억8000만 달러 흑자 기록을 냈다.
서비스수지는 12억1000만 달러 적자지만, 3월(-19억 달러)에 비해 폭이 줄었다.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여행수지 적자 폭(-5억 달러)이 3월(-7억4000만 달러)보단 축소됐다. 전월 대비 4월 출국자 수는 2만5000명 늘었지만, 외국인 입국자 수는 8만8000명으로 더 많았던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4월 배당금 고비’를 넘긴 만큼 향후 경상수지 흐름은 더 좋아질 거라고 보고 있다. 5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적자 규모(-17억1000만 달러)가 4월(-25억1000만 달러)보다 감소했고, 외국인 배당 지급도 줄어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를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회복해 연간으로는 240억 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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