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의역사저널] 의병의 멘토, 남명 조식
문하서 곽재우·정인홍 등 배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기념일인 현충일(6일), 많은 순국자의 희생을 되새겨 보는 6·25 전쟁일 등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기억되고 있다. 역사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분들이 많았다.
방울과 칼을 찬 선비 학자의 모습은 언뜻 생각하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조식은 실제 생활에서 이러한 모습을 실천해 나갔다. 조정에 잘못된 상황이 있을 때마다 상소문을 통해 과감하게 그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왜구의 침략에 대비하여 후학들에게는 강경한 대왜관을 심어 주었다. 조식의 의(義)는 상벌에 엄격한 무인의 기질에도 어울리며, 그가 차고 다녔던 칼의 이미지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정인홍, 곽재우, 김면, 조종도 등 남명 문하에서 최대의 의병장이 배출된 것도 남명의 가르침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식이 스스로에게 엄격했음은 ‘욕천(浴川)’이라는 시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나타난다. “그래도 티끌 먼지가 오장에 남았거든 바로 배를 갈라 흐르는 물에 보내리라”라는 시구에서 보이듯 유학자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과감한 표현을 썼으며, 그만큼 자신을 다잡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였다. 조식이 후학을 가르쳤던 경남 산청의 산천재(山天齋) 인근에는 2015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이 설립되었고, 조식의 실천 중시 사상을 현재에도 계승하는 중심 기관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의를 중시한 조식의 사상이 국난의 시기에 큰 힘을 발휘하였던 점은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문하에서는 최대의 의병장과 의병이 배출되었고, 이들의 활약은 임진왜란 초반 일본군에 패전을 거듭하면서 위기에 몰렸던 조선군이 반격을 꾀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호국보훈의 달에 다시 소환하고 싶은 역사적 인물 조식. 그리고 스승의 뜻을 계승하여 위기의 시기 국난을 극복했던 의병들의 삶을 기억했으면 한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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