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한강도 음악으로 멋지게 탄생할 수 있을까?
체코 스메타나의 교향시 ‘블타바’
강물 묘사를 넘어 조국애 담아내
한강도 자부심 일으킬 음악 절실
한강이 사랑받는 계절이 돌아왔다. 더워지는 날씨에 한강은 서울시민들에게 더욱 특별한 공간이 된다. 도심 속 한강에서 보내는 시간 그 자체가 특별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로 유명한 도나우강도 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작품의 작곡 배경은 1866년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의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오스트리아 국민은 크게 낙담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음악을 작곡한다. 이때 작곡된 음악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다. 작품 덕분에 우울했던 국민은 힘을 얻고 위로를 받았다. 클래식 애호가들은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를 요한 슈트라우스 2세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도 그들 못지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지금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오스트리아의 두 번째 국가처럼 나라를 상징하는 음악이 되었는데, 매년 빈 필 신년음악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다.
그다음으로 블타바강을 배경으로 한 멋진 음악도 있다. 바로 체코의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작곡한 ‘나의 조국’이다. ‘나의 조국’은 여섯 곡으로 이루어진 연작 교향시인데, 그중 두 번째 음악이 ‘블타바’다. 현악기의 유려한 연주로 블타바강이 흐르는 모습을 직접 묘사하며 작품이 시작된다. 온화한 강물의 흐름부터 급류의 격렬함까지 다양한 모습이 음악에 담겨 있다. 또 강물은 폴카 리듬이 들리는 들판, 사냥이 벌어지는 숲을 흘러가고, 체코 전설에 나오는 물의 요정까지 만난다. 조국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작품이 명작의 반열에 오른 이유도 단순한 강물에 대한 묘사를 넘어 뜨거운 조국애까지 담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로 건너와, 중국만 하더라도 황하강을 배경으로 한 ‘황하 협주곡’이 있다. 작품의 수준에 대해서는 그 평가가 유보되고 있지만, 중국의 민요들에서 차용한 구절이나 그들의 역사를 떠올리게 할 만한 노래는 자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녹음한 음반은 세계 최고의 레이블인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발매되기까지 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한강을 배경으로 작곡된 작품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한강은 세계의 어떤 강보다도 아름답다. 게다가 한강처럼 폭이 큰 강이 도시를 관통하는 경우도 드물다. 여기에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와 맞물려, 한강은 어느 강보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급격한 경제 발전을 일컬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점에서도 한강이 얼마나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언젠가 한강을 배경으로 한 음악이 탄생해, 한국인들 마음 한편에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길 기다리고 있다.
허명현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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