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다음달 7~8일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작업 시작”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만나
“알다시피 계획대로 마무리할 것”
배치 땐 27년 만에 영토 밖 이동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다음달 7~8일 벨라루스에서 시설이 준비 완료되면 전술 핵무기 배치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우리가 합의해 온 가장 민감한 이슈에 대해 말하자면,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 좋은, 자신 있는 상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알다시피, 관련 시설 준비가 7월7~8일 마무리된다. 그리고 우리는 관련 무기를 당신의 영토(벨라루스)에 배치하는 작업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할 일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했으며, 관련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초부터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러시아산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혀왔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위한 특수 저장 시설 건설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지난달 말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러시아산 전술핵을 벨라루스에 배치하기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최근 양국은 핵무기 이전 작업이 시작됐다고도 밝혔다.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대응으로 ‘벨라루스에 핵무기 전진 배치’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4월 “푸틴 대통령과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략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도 언급한 적 있다. 전술핵은 전투 지역 등 제한된 영역에서만 사용하는 핵무기인 반면, 전략핵은 도시 전체 등 더 광범위한 지역을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벨라루스는 ‘형제국’으로서 친러시아적 행보를 변함없이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했다. 벨라루스는 개전 직후인 지난해 2월 말 개헌을 거쳐 “영토를 비핵화하고 중립국가화를 목표로 한다”(18조)는 헌법 조항을 삭제했다.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가 완료될 경우, 러시아 핵무기는 1996년 이후 27년 만에 영토 밖 이동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전술핵 재배치가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은 아니다. 핵무기를 해외로 이전하긴 하지만 통제권은 러시아가 갖기 때문이다.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에 전술핵을 유지해온 것과 같은 차원이다.
그럼에도 유럽의 핵 균형을 흐트리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자극하리란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 나토의 동부 경계 코앞에 러시아 핵무기가 놓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토가 이에 대응할 경우 핵확산 우려 또한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서방은 러시아의 전술핵 배치 결정에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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