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린 혈액투석 환자 사망률 2배 높아
예후 조사한 한림대 박혜인 교수
“인공신장실 내 감염 연구 필요”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는 병원 내 사망률이 신장기능이 정상인 코로나 환자보다 약 2.1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9일 박혜인 신장내과 교수가 국내에선 최초로 혈액투석 환자와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 간 코로나19 감염 예후를 비교하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206개 의료기관 신장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수집한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380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박 교수는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와 혈액투석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양상 및 예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22.4%였다. 단순 수치로는 신장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5배를 넘었다. 서로 성향이 다른 혈액투석 환자군과 일반 환자군을 비교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방법’으로 보정한 뒤 비교한 결과를 보면 일반 환자보다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내 사망 위험도가 2.1배가량 높았다. 혈액투석 환자가 병원 내 사망을 포함해 중환자실에 입원했거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경우까지 포함해 병증이 위중해진 위험도는 3.5배가량 높았다. 또 코로나19 확진 혈액투석 환자 중 사망까지 이른 환자는 호흡곤란이 더 많이 나타났다.
국내 말기신부전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증도도 심해지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신장내과 전문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혈액투석 환자의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데 일조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지침의 근거자료로도 사용됐다. 대한신장학회 조사에 따르면 말기신부전 환자 수는 2011년 6만3341명에서 2021년 12만7068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박혜인 교수는 “코로나19는 끝나가지만 투석을 진행하는 인공신장실에는 여전히 다양한 감염 위험이 상존한다”며 “이 연구를 바탕으로 이후에도 투석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인공신장실 내 감염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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