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한반도 ‘불가마’…7월엔 ‘열대야’ 복병
UNIST 폭염연구센터장 전망
7월 비 많이 와 평년보다 시원
올해 폭염 일수 10~14일 예상
올해는 6월 중순부터 기온이 올라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오는 7월에는 비가 자주 와 폭염은 줄겠지만, 열대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9일 ‘전 지구 폭염 현황과 여름철 폭염 전망’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기상청 언론인 기상강좌’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6월 중순쯤 기온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봤다. 7일 기준 유럽 중기예보센터모델(ECMWF)로 오는 15~16일 기온을 예측해 봤더니 한국에는 32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있었다. 한국의 6월 기온은 1973년에서 2022년까지 1.4도, 7월과 8월은 각각 0.9도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쯤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했다. 앞서 기상청도 6월19~25일에 이상 고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다만, 6월 폭염이 7월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20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도 높은 상태로, 전형적인 패턴을 보였다. 이럴 경우, 한반도 근처에는 구름이 잘 만들어져 비가 올 가능성이 크고, 폭염기간도 짧아진다.
올해처럼 라니냐에서 엘니뇨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던 1986년, 2006년, 2009년의 사례를 보면 해당 연도의 7월 기온은 평년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극한 폭염이 닥쳤던 2018년도 라니냐에서 엘니뇨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는데, 이 센터장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2018년에는 폭염이 발생하는 6~8월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중립’ 상태였고, 엘니뇨의 형태도 동 태평양이 아닌 중 태평양 기온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엘니뇨가 발달하면 북서 태평양 대류가 줄어들고, 한반도에는 강수량이 증가할 수 있다”며 “6월 폭염이 7~8월까지 이어지기보다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7월의 복병은 ‘열대야’다. 이 센터장은 “폭염 일수는 상대적으로 감소하지만, 주간보다 야간 기온이 올라 산발적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한반도의 폭염 일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10~14일 정도로 전망됐다. 라니냐 등 기온이 내려갈 요소도 있지만, 지구온난화로 기온 자체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기후예측모델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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