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교원노조-교육부 첫 단협 체결…"교육 질 향상 계기"

금창호 기자 2023. 6. 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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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노동자와 사용자가 임금과 근로시간 그리고 복지 사항 등을 논의해서 정하는 게 단체 협약입니다. 


노동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인데요. 


지난 2일 장애인 교사들과 교육부 사이에 처음으로 단체 협약이 체결됐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인 학교 문화 만들자"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2019년, 출범


이듬해, 교육부와 단체교섭 시작

평등한 교육활동 위한 권리 보장 요구 


인력·보조기기 지원 등 과제 산적

3년 만에 체결된 '2020년 단체협약'


인터뷰: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지난 2일)

"(장애인)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고 우리 학생들에게 가치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오늘 생겼습니다."


장애 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 계기 될까




-------




서현아 앵커 

이번 단체협약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또 장애 교사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의 김헌용 위원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첫 교섭이 열린 지 약 3년 만에 단체협약이 체결이 됐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가 뭐였습니까?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저희가 2019년 9월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요. 


사실 2020년 초에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단체교섭 시작 자체가 연기가 됐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8월에 개회식과 함께 단체교섭을 시작했고요. 


23차례 실무 교섭을 거쳐서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애초에 63개 조 160개 항이라는 방대한 요구안을 제출하기도 했고요. 


또 교섭 과정에서 장애에 관해서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에도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교섭 막바지에는 합의 사항에 이견이 생겨서 저희가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었는데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거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는데요. 


그래도 46개 조 62개 항으로 합의를 했으니까 많이 지켜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정말 의미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번 단협 체결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위원장님 소감이 어떠신지도 궁금한데요.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정말 영원히 안 끝날 줄 알았거든요. 


근데 드디어 끝나서 홀가분하다, 홀가분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세 가지 정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첫째는 장애인 교원의 인권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섭 요구안의 조항 하나하나가 저희 사연과 경험이 다 얽혀 있어서요. 


저희가 한 땀 한 땀 만들었는데요.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뇌병변 장애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의 선생님들이 함께 만든 만큼 획기적인 인권보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둘째로는 기나긴 노동권 투쟁의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형태의 단체협약인데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정부가 장애인 교원의 근무 조건을 가지고 단체협약을 단독으로 체결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동안 장애인교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도 없었고요. 


그렇다 보니까 형식면에서도 많이 색달랐는데요. 


혹시 이 단체협약서를 보여주시겠어요?


서현아 앵커 

네, 이번에 체결된 단체협약 지금 카메라 통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점자로 표시가 되어 있네요.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이번 단체협약서는 일반 인쇄본과 점자본 두 가지 버전으로 이렇게 서명을 했습니다. 


교섭 중에도 교육부는 문자 통역과 같은 청각장애인 편의 지원도 계속 제공을 했는데요. 


아마 이렇게 많은 장애인 편의 지원이 이루어진 교섭도 없었을 겁니다. 


장애인 노동자도 얼마든지 사용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교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노동계 단체교섭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단협 자체가 또 곧 더 나은 교육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장애인교원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면 학교의 교육의 질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고요. 


그 자체만으로 학생들에게 다양성의 가치와 장애 감수성을 동시에 가르치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굉장히 의미 있는 협약입니다. 


이 단체 협약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도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매우 포괄적인 단체협약인데요. 


핵심적인 내용은 5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의무 고용제도와 관련해서 장애인 교원 양성 그리고 임용시험 제도 개선 내용을 담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전보, 전직, 재활을 위한 병가 휴직 같은 인사제도 개선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이번 단협의 핵심 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장애인교원의 근무 여건 개선이 담겼습니다. 


여기에는 지원 인력, 보조공학기기 제공, 장애물 없는 환경 조성, 학교 내 업무 분장에서의 차별 금지 업무 시스템의 웹 접근성 보장, 교과서나 디지털교과서의 접근성 보장, 또 인식 개선, 개인정보 보호 성과급에서의 차별 금지 같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넷째로는 연수와 같은 전문성 신장 관련 내용이었고요. 


또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걸 교육부나 교육청만으로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관계 기관과의 협력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특히 근무 여건 개선 관련 조항이 눈에 띄는데요. 


인력과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제대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겁니까?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네 안타깝지만 좀 열악한 상황인데요. 


법적으로는 이러한 지원을 정당한 편의라고 부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용자는 이런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데요. 


17개 시도교육청은 아직 열악한 상황이에요. 


편의 지원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진 교육청은 단 한 군데도 없고요.


작게나마 실질적인 의미의 편의 지원 예산이 편성돼 있는 교육청도 5곳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면 전국의 청각장애인 교사들이 한 300명 정도 되거든요. 


그중에 통역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고 있는 교사는 단 1명밖에 없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의무고용률에 관한 이야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지금 교육청들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서 고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이 돈이 지난해에도 484억 원 규모였는데요. 


장애교원 확대를 위해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뭐라고 보십니까?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일단 심각성을 인식을 해야 합니다.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 또 일선 교육대학교, 사범대학교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공동 TF를 발족할 필요가 있는데요. 


2021년도에 장애 학생을 아예 뽑지 않는 사범대학교가 64%라는 통계가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장애인교원 양성과 임용을 위해서 별다른 활동을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어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의미 있는 협약인 만큼 제대로 이행되는 게 또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정부가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되겠습니까?


김헌용 위원장 / 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해결할 과제는 많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합니다. 


장교조가 세계 유일의 장애인교원노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요. 


교육부의 파트너이자 페이스 메이커로 역할을 다할 겁니다. 


어려운 과제일수록 해결해 나가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교육 정책가들과 행정가들께서 장애인교원의 고충을 해결하는 것이 곧 교육 혁신이라는 인식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어떤 장애를 갖고 있든 또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간에 교사가 어려움 없이 교육 활동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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