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학폭 재단이사장에 직접 전화…국민의힘도 "불편하고 이상해" 비판
MBC 스트레이트-뉴스데스크,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 육성 공개
"이동관 '학기말까지 늦춰달라' 요청…내가 '알아보겠다' 해"
김병민 "일반 국민이 불편해보여"
김용남 "담임이나 교장도 아니고 누가 이사장한테 전화 이상해"
이동관 "상황 정확히 알기 위해 전화"
MBC 보도 확인요청엔 답변없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아들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한 입장문에서 김승유 하나고 재단 이사장에게 전화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반인 학부모가 담임선생이나 교장도 아닌 재단 이사장에 어떻게 전화할 수 있겠느냐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3년 여 전 방송한 <스트레이트>와 8일 <뉴스데스크>에서 김승유 이사장이 이동관 특보로부터 받은 전화에서 학기말까지만 늦춰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는 육성을 공개했다. 전날 발표한 이 특보의 입장문에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했다'고만 설명했을 뿐 이 대목은 없다.
MBC는 지난 2019년 12월2일 방송한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선생이었던 전경원씨가 “(김승유 이사장이) '그래요. 내가 전화받았어요. OOO(가해자 아버지)씨한테 받았고 그 아들 8월까지 학교에 있게 해달라고 그래서 내가 교장한테 그렇게 지시했어요' '그게 뭐 잘못됐나요? 처벌이 꼭 능사인가요?' 뭐 이런 얘기를 저한테 그 당시에 다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특히 MBC는 김승유 전 하나고 재단 이사장이 “그때 너무 교육적으로 봐도 서로 뭐 티격태격한 거 가지고 그렇게 했어야 됐느냐, (가해자 아버지가) '학기 말까지만 있다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내가 '알아볼게' 그리고 교장한테 뭐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했다)”고 말하는 육성을 방송했다. MBC는 지난 8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도 이 육성을 다시 인용 보도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오후 SBS TV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동관 특보에 따르면 민간인 신분이었고, 상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연락했다는 게 특보 측의 해명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마 국민들이 지켜보기엔 사적인 민간인 신분이 됐더라도 학교 교장이라든지 해당 관계자인 선생님을 통한 문의가 아니라 이사장을 통한 언급이나 연락이 있었다는 것이 혹시 모를 뭔가 부담으로 작용되질 않았는가 이렇게 비춰질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현재 관련된 내용속에서 암튼 어떤 변명이든 간에 저 같은 이사장에 대한 전화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고 시인했다. 김 위원은 “전화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이) 불편하게 느꼈을 것”이라며 “민간인 신분으로 친분이 있어서 전화했다는 해명인데, 외압적 성격, 추가적인 행동이 있었는지 봐야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위원은 “아직 확정적으로 지명됐다, 내정됐다는 얘기가 없기 때문에 가정적인 상황에서 너무 과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지금 나오고 있는 언론 조명도 하나의 검증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지명되고 난 다음의 청문회 과정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을 통한 문제제기, 야당을 통한 문제제기에서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정순신 본부장 철회하는 등 합당한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의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동관 특보가 김승유 이사장에 전화를 건 행위를 두고 “전화 건 거는 저도 왜 이사장한테 전화를 걸었는지”라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기 위해서 전화 걸 수 있는데, 그럼 교장선생님한테 걸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사장한테 건 거는 조금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SBS TV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시스템에서 언론계에서 이동관, 금융권에서는 김승유(이명박 대통령과 대학동문이자, 하나금융지주회사 회장) 즉 투탑이 서로 전화한 것”이라며 “뭐라고 하느냐. '아들 전학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건 뭐냐면 의향이지만 압력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대변인은 “이것은 당연히 정권 실세들끼리의 교류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시민들, 보통사람들, 누가 학교 이사장에 전화하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담임선생님한테 전화해서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고 문의하고 아들이 잘못했다면 선처 요청하는 것이지, 그 학교 최고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장에게 전화했다는 자체가 이미 압력”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이동관 특보는 미디어오늘이 이날 저녁 전화통화 시도와 문자메시지 및 SNS메신저를 통해 '이 특보가 전화통화에서 '학기말까지만 있다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는 김승유 이사장의 육성 내용이 방송된 MBC 보도가 사실이냐', '전날 발표한 입장문 내용과 다른 민원성 청탁이라는 해석이 많은데 어떻게 보느냐, '학폭위가 열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냐' 등의 질의를 했으나 20시 현재까지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별도의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앞서 이 특보는 지난 8일 '학폭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문에서 전화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이사장과 당시 전화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어찌 된 일인지 문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무엇을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이사장으로부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당시 김 이사장으로부터 '교장을 통해 상황을 알아보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이후 추가로 어떤 통화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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