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내 생체지표 활용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 정상 회복 가능성 예측

김태훈 기자 2023. 6. 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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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연구진 확인
윤준성 교수(좌) 송환 교수(우)

한국 연구진이 심정지 후 혼수상태인 환자의 회복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규명했다. 혈액 내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이용해 혼수상태 환자가 다시 깨어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으면 의료진이 회복 가능성이 큰 환자를 빠르게 가려내 신속한 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윤준성 응급의학과 교수와 송환 성빈센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연구진이 ‘목표체온치료’를 받은 혼수상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혈액 속 ‘미세신경섬유경쇄(NFL) 단백질’이 환자의 치료 경과를 예측하는 우수한 지표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흔히 저체온치료라 불리는 목표체온조절 치료는 심정지 환자의 내부 장기나 근육 등 심부 체온을 낮춰 신경과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여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연구진은 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나타난 뒤 이 목표체온조절 치료를 받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인체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 중 어떤 지표를 어느 시점에 살펴야 환자의 치료 경과와 회복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심정지 후 72시간이 지난 시점에 미세신경섬유경쇄 단백질(뇌신경 세포를 이루는 단백질 중 하나)을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 예후와 나쁜 예후 모두를 가려내 예측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심정지 후 의식이 없는 환자의 치료 경과가 좋을지를 예측하는 데에는 혈청표지자 NSE와 S-100B 등의 전통적인 지표를 활용해 왔지만 한계도 있었다. 윤준성 교수는 “전통적인 바이오마커는 객관적 측정법이지만 단독으로는 신경학적 예후를 진단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들이 임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표를 활용하면 향후 임상현장에서도 혼수상태인 환자가 정상 회복될 수 있을지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송환 교수는 “심정지 환자의 예후 예측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불안에 빠져 있을 보호자들이 진료의 방향에 관해 판단을 내리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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