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씩, 꾸준히…완치의 길 아직 먼 파킨슨병, 긴 호흡으로 싸워나갈 ‘의지’가 중요[의술인술]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은 우리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에 작용하여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준다. 따라서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몸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는 파킨슨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고,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 늦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보다 더 많은 떨림을 보인다.
늦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는 보다 심각한 운동 관련 증상을 보이며, 보행 장애나 균형이상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 외에 우울증, 수면장애, 자율신경장애나 기억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하고, 병이 진행함에 따라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파킨슨병은 주요 증상들이 발생하기 약 10년 전부터 뇌가 퇴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때 병의 조짐 또한 나타난다. 잠복기나 무증상기에 환자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잠꼬대(렘수면행동장애), 후각 장애, 변비 등이 나타나는데, 잠꼬대로는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발길질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은 나타나는 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충분히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도파민 세포의 소실이 보이지 않는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이나 파킨슨병과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파킨슨 증후군’,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 등과는 감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갑상샘 기능검사, 혈액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율신경계 검사, 윌슨병 검사 등을 실시하며 최근 들어서는 도파민 부족을 확인하기 위해 핵의학 검사인 PET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완치를 위한 치료법 연구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킨슨병은 증상을 조절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치료로, 뇌내의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켜 운동 증상을 개선시킨다. 만약 병이 진행됨에 따라 약효가 소진되거나 이상운동증 등의 운동 관련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뇌심부자극술이 있는데,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시켜 뇌의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다만 수술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지는 않으며 환자의 연령이나 증상의 심각도, 동반 증상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파킨슨병 환자라면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파킨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유일한 비약물치료제라 할 수 있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해야 활동성을 잃지 않고, 환자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효과가 입증된 운동으로는 요가, 태극권, 저항운동, 러닝머신 등이 있다.
운동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며, 운동에 대한 확신이 클 경우 운동 효과는 보다 극대화된다. 좀 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혼자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지도자나 물리치료사와 함께 운동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권고한다.
파킨슨병은 환자의 의지에 따라 증상은 물론이고 병의 진행 과정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효과적인 치료법과 약제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만큼 전문의와 긴 호흡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다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민 교수 대전을지대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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