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붕괴는 러 소행"…우크라 보안국, 러 병사 도청 녹취록 공개

신원미상 남성 "러 사보타주 그룹이 폭발 일으켜…두려움 유발 의도"

8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노바 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의 파괴로 수몰된 지역서 병사가 주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2023.6.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카호우카댐 붕괴가 러시아군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러시아 병사들이 대화를 나누는 음성을 공개하면서 해당 녹취록은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수력 발전소와 댐을 폭파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이 공개한 녹취록은 1분30초 분량으로, 두 명의 신원 미상 남성이 카호우카댐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 통화에서 한 남성이 "호홀(우크라이나인들을 지칭하는 용어)들은 댐을 폭발시키지 않았다. 우리(러시아) 군이 그것을 했다(댐을 폭발시켰다). 우리의 사보타주(방해공작) 그룹이 한 일이다"라면서 "이번 폭발로 사보타주 그룹은 두려움을 유발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댐 폭발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들은) 계획했던 것 이상을 해냈다"면서 홍수로인해 동물원에서 수천 마리의 동물이 죽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은 "카호우카 수력발전소가 러시아군의 방해 공작에 의해 폭발한 것을 감청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러시아군은 댐을 폭파해 우크라이나를 협박하고 재앙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이 붕괴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댐 붕괴가 테러 행위라며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댐 파괴 규모, 침수 지역 등을 고려할 때 러시아의 공격이 맞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 측에서는 자국이 점령 중인 영토인 만큼 댐을 파괴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으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드니프로강 우안과 러시아가 점령한 좌안에서 600km²가 물에 잠겼다. 605.2km²인 서울 면적과 거의 같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