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은 또다른 감옥?...번아웃 없는 직장인의 낙원은 어디에 [Books]
하지만 병의 확산세가 줄면서 이같은 근무 전환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격리를 외쳤던 정부와 회사가 사람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들이며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사측의 지시에 노동자가 반발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감염병이 만든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전과 같은 근무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 과연 해답일까.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의 저자 앤 헬렌 피터슨과 찰리 워절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들은 오히려 사무실의 한계를 벗어난 업무 방식이 삶 자체를 바꾸는 혁신이 될 수 있기에 무리해서 이전 상태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재택근무도 해답이 될 수 없기에 보다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디어를 연구해온 저널리스트인 두 사람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7년 도시를 벗어나서도 기자의 업무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도시를 떠났다. 그들은 일과 업무의 구분이 명확해지며 발생하는 유연성을 통해 개인의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는 이상적인 재택근무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이 직면한 유연성은 오히려 개인의 시간까지 일에 빼앗기는 유연성이 됐다. 밤낮 구분없고, 평일과 휴일의 구분없이 일을 해야하는 환경으로 전락한 것이다.
남들에 앞서 재택근무를 경험한 이들은 지난 3년간의 근무 형태도 불완전했다고 비판한다. 그들에게 지난 3년간 사회가 재택근무라 부르는 형태는 ‘갇힌 상태에서의 강압적인 노동’에 불과했다. 마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업무시간 이외에도 일에 시달리게 만드는 악영향으로 이어진 셈이다.
두 사람은 그럼에도 원격근무가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원격근무는 부단한 생산성을 강조해온 사회에서 사람들과 공동체를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원격근무가 지속가능하면서 노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게 만들기 위해서는 업무 유연성과 생산성, 효율성에 대한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변화가 핵심적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들이 추구해온 이기적인 유연성은 고용 불안정을 심화하고 노동 유연화의 혜택을 모두 회사의 몫으로 만든 노동 유연성이었기에, 진정한 원격근무의 정착을 위해서는 유연해질 수 있는 업무를 면밀히 따져 일, 근무형태, 업무일정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변화가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를 성숙시킬 때 그것을 기반으로 회사도 중장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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