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일본몽’에 빠졌다는데…“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中증시 상장된 日 ETF에 뭉칫돈
日기업 올해 배당 예상 역대 최고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중국 내 개인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사랑’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국 증시와 달리 일본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중국 대신 일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일본 미즈호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는 닛케이지수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이 5월에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중국AMC 노무라 닛케이 225 ETF의 경우 5월말 기준 순자산 규모가 2억 1300만위안(약 387억원)으로 4월말보다 300% 가까이 증가했고 다른 일본 지수 연동 ETF들도 10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증시에 상장돼있는 일본 관련 ETF가 주목을 받고 있는건 중국의 엄격한 자본시장 규제로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일본 주식을 매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은 2019년 ETF 교차상장을 시행해 일본 닛케이지수·토픽스지수에 연동하는 ETF 4종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미즈호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본 주식시장이 버블붕괴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중국 주식시장의 부진한 흐름에 지친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본 관련 ETF로 계속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4월달에 7%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 CSI300 지수는 5.7%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한편 일본 기업들은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23년 4월~2024년 3월 일본 상장사들의 예상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15조2000억엔(약 14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것으로 전망됐다. 배당을 늘리겠다고 밝힌 상장사들은 전체 30%에 달했다.

자사주 매입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달까지 설정한 자사주 취득규모는 총 5조 1600억엔(약 48조원)이다. 올해 전망치로 따지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규모(9조4000억엔)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일본경제의 구조변화를 기대한 일부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증시로 자금을 돌리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