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소화병원 또 나온다…아동병원 71% “야간·휴일 진료 단축 검토 중”

김명지 기자 2023. 6. 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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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어린이 전문병원인 소화병원이 얼마 전 의사 부족으로 휴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국내 아동병원 10곳 중 7곳은 평일 야간과 휴일 진료 시간 단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전국 아동병원 12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는 60곳이 응답했으며, 이들 가운데 야간·휴일 진료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병원은 71.4%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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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부족으로 진료시간 단축 불가피”
“정부 대책 소용없어” 소아 의료 붕괴 가속
아동병원 의사 주당 평균 78시간 근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1호 어린이 병원 소화병원이 의사 부족 사태로 인해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진료가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소화병원이 휴일 진료를 중단하면서 서울 지역 달빛어린이병원은 4곳에서 3곳으로 사실상 줄어들게 됐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노원구에 각각 1곳씩 있다. /뉴스1

국내 첫 어린이 전문병원인 소화병원이 얼마 전 의사 부족으로 휴일 진료를 한시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국내 아동병원 10곳 중 7곳은 평일 야간과 휴일 진료 시간 단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소아 진료를 비롯한 필수의료 대책을 발표했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효과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튼튼어린이병원장)은 “진료시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는 아동병원이 71.4%에 달할 정도”라고 말했다.

협회가 전국 아동병원 12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는 60곳이 응답했으며, 이들 가운데 야간·휴일 진료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병원은 71.4%로 나타났다. 야간·휴일 진료 단축 이유로는 ‘진료 의사 수 감소(34.2%)’와 ‘근무 직원 이탈(32.9%)’ 등 인력 부족이 67.1%를 차지했다. 응급 중증 환자 전원이 어렵다는 답변도 24.1%에 달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평균 5명으로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78시간에 달했다. 이홍준 정책이사(김포 아이제일병원장)는 “아동병원 의사의 평균 근무 시간은 대학병원에 있는 전공의와 유사하다”며 “이대로는 진료 체계가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동병원에 근무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노령화도 심각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가운데 40대가 39%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이 37%, 30대는 22%에 그쳤다. 병원에 근무하는 70대 이상 의사도 2%나 됐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아동병원이 소아 진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보건당국이 알맹이 있는 소아 진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고, 강은식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대전 봉키병원장)도 “5개월 이내에 아동병원의 대부분이 소아 진료 야간 및 휴일 진료에서 철수하게 되는 처참한 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협회장은 소아 필수 의료시스템을 살리기 위한 국무총리 산하의 범부처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협회는 이 밖에 어린이 진료시스템 정상화 방안으로 어린이 건강 기본법 제정, 아동 건강정책국 신설, 국립대병원 소아 응급·종양·신생아·중환자·외상 분과 교수 확보를 위한 정원 조정, 시군구 소아 인구 비례 1~3차 소아의료기관 역할 재정립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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