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찾은 ‘챗GPT 아버지’ 올트먼 “韓과 반도체 칩 개발 하고 싶어” [뉴스 투데이]

이지민 입력 2023. 6. 9. 19:03 수정 2023. 6. 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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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오픈AI’ CEO 방한
스타트업계 간담회… 100여개사 참석
“韓 스타트업에 투자·협력 준비돼 있다”
AI 생태계 구축 위한 규제 개선 제안
尹대통령과 면담… AI 기술·산업 논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9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AI반도체 칩 개발에 큰 관심을 표했다. 올트먼의 방한으로 오픈AI와 국내 기업 간 AI반도체 공동 개발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방한한 올트먼은 오픈AI와 한국 스타트업 간 협력, 국제 규범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한국은 어떤 분야에 집중하면 좋겠냐”고 묻자, 올트먼은 “반도체 분야”라고 답했다.
尹과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 연장선에서 올트먼은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조언으로 △AI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스템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 △기업 활동 규제 개선으로 AI 생태계 구축 △국제 규범 마련에서의 선도적 역할을 제안했다. 이어 “오픈AI는 현재 대만 반도체를 많이 쓰지만 대만이 계속 반도체 공급을 하더라도 수요를 맞추려면 한국의 반도체가 필요해 여러 나라가 한국과의 협력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트먼은 윤 대통령과 접견 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이영 중기부 장관, 스타트업 100여개사와 간담회에서도 “칩(반도체) 개발도 함께하면서 (협업을) 가속화하고 싶다”고 했다. 중기부 관계자도 “올트먼이 한국 반도체산업이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순방 중인 올트먼이 스타트업 업계와 공개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트먼은 이 장관, 스타트업 업계와 80분간 간담회에서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와이콤비네이터에 있을 때 한국 기업을 많이 지원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딥테크(첨단기술) 기업과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와이콤비네이터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 업체다. 올트먼은 오픈AI 창업 전인 2014년에 그곳의 대표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스타트업과 글로벌 AL 기업간 협업 등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올트먼의 스타트업 투자 방안으로는 구글플레이가 중기부와 함께 진행하는 국내 중소 개발사 상생 프로그램 ‘창구’에 오픈AI가 참여하는 안이 거론된다. ‘창구’는 창업의 ‘창’과 구글플레이의 ‘구’의 앞 자를 딴 것으로, 중기부, 창업진흥원과 함께 국내 애플리케이션(앱)·게임 개발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이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한국 AI 스타트업과 협력을 끌어내려 여러 제안을 했다”며 “창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도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 한국 스타트업 간 멘토링 및 인큐베이팅 협력, 기술 교류,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과의 협력 등 ‘콜라보 사업’을 협의했다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스타트업 업계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는 시간에는 그레그 브로크먼 오픈AI 공동창업자가 단상에 올라 올트먼과 함께 답변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올트먼과 달리 브로크먼은 2019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2006년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신산업 규제’에 관한 질문에 브로크먼은 ‘기술은 죄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규제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의 활용 사례를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 행사에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에게 질문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뉴시스
올트먼은 각국 정부와 만남에서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모두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규제 당국자들과 이야기했을 때 혁신이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를 다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질문 기회를 얻고자 의자 위에 올라 손을 드는 스타트업 대표들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는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행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챗GPT와 유사 성능을 내는 생성형 AI가 오픈소스(개방형 소프트웨어)로 나와 있어 오픈AI가 경쟁력을 어떻게 가져갈지 궁금했는데 그 부분에 관한 답은 얻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오픈AI가 한국 스타트업과 직접 소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생성형 AI의 생태계가 확장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지민·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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