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뺏기냐" 물음에 챗GPT 아버지가 답했다…"해법은 '기본소득'"
"AI(인공지능)로 노동시장은 변하겠지만, 사람들은 적응할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게 걱정이다. 이로 인한 충격을 보편적 기본소득이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가 9일 오후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소프트뱅크벤처스 주관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안전하고, 강력한 AI를 만들기 위한 오픈AI의 미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일반인과 스타트업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알트만 대표와 함께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 오픈AI 사장,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LLM(초거대언어모델) 전문가인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가 참석했다.
알트만 대표는 AI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노동시장이 변하긴 하겠지만, 현재로서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지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트만 대표는 "걱정이 되는 건 발전의 속도다. 기술 혁명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는 2세대마다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해 왔다. 이같은 혁명이 (AI로) 10년 만에 일어나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보편적 기본소득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브록만 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전한 AGI를 만드는 것"이라며 "오픈AI의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의료계 등 수백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보편적인 AGI를 만드는 우리의 목표에 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생성형 AI 있어 오픈AI 말고도 여러 대체제가 있다. 독점적인 시장환경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플랫폼과 챗GPT 같은 앱 개발사 사이에서 균형을 찾겠다"고 말했다.
AI 창작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네이버웹툰 직원은 "콘텐츠 창작자는 (원작자들이) 많은 두려움을 느낀다"며 창작 영역에서 AI가 활용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브록만 사장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창작물들이 더 나은 AI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많은 저작권자와 문제 해결을 위한 매커니즘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오픈AI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AI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 인재 고용이 쉽지 않았다. 구글 등 대기업과 같이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도 없었다"며 "그러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했다. 때때로 방법이 틀릴 수 있지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강하게 믿었다"고 말했다.
AI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PMF(Product Market Fit·제품 시장 적합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알트만 대표는 "자신을 'AI 스타트업'이라는 틀 안에 가두고 기술에 매몰되서는 안 된다. 창업가적인 정신을 갖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브록만 사장은 "시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을 때 PMF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경험한 실패담도 공유했다. 알트만 대표는 "외부에서 보기에 오픈AI가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실패도 많았다"며 "초기에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안 되는 게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AI 음성인식 기반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스픽' 운영사인 '스픽이지랩스'와 오디오·영상 편집 플랫폼 '디스크립트'에 투자했다.
이어 "오픈AI 스타트업 펀드의 첫 번째 버전은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아주 작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스케일업을 할 수 있도록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한에는 두 사람 외 투자 총괄인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자(COO)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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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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