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서 움직이는 로봇팔로 내시경 자유자재로 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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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팔을 '슥슥' 움직이면 환자의 피부 아래에 있는 내시경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환자의 피부를 사이에 두고도 강한 자력으로 서로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탁자 밑에 놓은 자석이 탁자 위에 놓여진 쇠못을 옮기는 단순한 원리를 사용한 이 로봇은 환자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수술을 하는 의사의 시야를 밝혀줍니다."
츄 교수는 "환자의 몸속 깊은 곳에서 의사의 눈과 팔이 되고 있는 의료용 로봇의 발전은 더 좋은 수술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연구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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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팔을 ‘슥슥’ 움직이면 환자의 피부 아래에 있는 내시경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환자의 피부를 사이에 두고도 강한 자력으로 서로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탁자 밑에 놓은 자석이 탁자 위에 놓여진 쇠못을 옮기는 단순한 원리를 사용한 이 로봇은 환자의 몸 속 깊은 곳에서 수술을 하는 의사의 시야를 밝혀줍니다.”
지난 7일 홍콩중문대 멀티스케일 의료용로봇센터(MRC)에서 취재진과 만난 필립 츄 홍콩중문대 교수는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맥스(MAGS)’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영어단어 ‘마그네틱(Magnetic)’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이 로봇은 자석의 힘을 이용해 환자의 몸 밖에서도 몸 속에 삽입된 내시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츄 교수에 따르면 맥스는 기존 복강경(배 안에 삽입되는 내시경)의 문제점을 극복했다. 기존 복강경은 크기가 커 환자의 체내에서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다른 수술용 도구의 삽입을 방해하거나 너무 좁은 신체 부위에는 삽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맥스는 내시경을 움직이기 위한 장치인 ‘로봇 팔’이 환자의 몸 밖에서 작동한다. 환자 몸속에 삽입해야 하는 장비의 규모가 복강경의 절반 수준인 것이다.
츄 교수는 “작은 크기의 내시경 장비인 맥스는 갈비뼈로 가로막혀 복강경 삽입이 어려운 몸속 구석구석을 탐험할 수 있다”며 “의사의 더 섬세한 관찰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 내시경 삽입을 위해 절개해야 하는 면적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절개 면적이 줄어든 만큼 환자의 수술 후 회복 속도도 더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MRC에선 더 작고 효율적인 내시경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여럿 이뤄지고 있었다. MRC의 또 다른 야심작인 ‘MGE’란 이름의 로봇은 작은 크기를 가지면서도 내시경을 장착한 채 소장을 아주 빠른 속도로 횡단한다. MGE 또한 맥스처럼 자력의 힘을 사용한다. 자력의 반작용으로 일어나는 회전 운동을 통해 강한 추진력을 확보한 것이다. 향후 체내미생물을 채집하는 기능까지 장착할 예정이다.
츄 교수는 “소화기능의 대부분이 일어나는 소장은 생리적 기능뿐만 아니라 체내미생물 생태계를 조사하는 데도 중요하지만 비침습적 방법으로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며 “자력과 회전운동의 힘을 동시에 사용하는 MGE는 소장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차세대 로봇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츄 교수는 “환자의 몸속 깊은 곳에서 의사의 눈과 팔이 되고 있는 의료용 로봇의 발전은 더 좋은 수술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연구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의료로봇 발전 전망에 대해 그는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더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로봇들이 의료현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홍콩중문대 의료용로봇센터(MRC) 영상보기 : https://youtube.com/shorts/Ad38itFJj_0?feature=share
[홍콩 =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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