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징집 피해 도망간 가수…"러시아 국방장관 혼외자" 주장

英 매체 "가수 셰바, 세르게이 장관 혼외자" 보도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의 혼외자로 지목된 가수 셰바(22) /사진 = 인스타그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징집을 피해 출국한 20대 가수가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의 혼외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8일(현지시간) 수감 중인 러시아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 측 인사들이 최근 ‘셰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 다닐라 셰부노프(22)가 세르게이 장관의 혼외자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반체제 인사로 지난 2011년 반부패재단(ACF)을 세워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를 폭로해온 바 있다. 

앞서 한 러시아 언론은 결혼 후 두 딸을 둔 쇼이구 장관과 관련해 “한 승무원과 사이에서도 세 자녀를 낳았다”고 보도했지만 쇼이구 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셰바는 쇼이구 장관의 내연녀로 지목된 이 승무원의 장남으로 지목됐다.

텔레그래프는 “셰바는 전쟁 직전 활동을 시작했으며, 침공이 시작된 날에는 틱톡에 유명 곡들을 부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셰바는 지난해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내리기 며칠 전 튀르키예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부분 동원령에 서명했다. 오늘부터 시행될 것이다”라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동원 대상은 전체 예비군 약 2500만명 중에서 1%에 해당하는 약 30만명”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동원령이 내려졌을 때) 셰바는 튀르키예 지중해 연안의 고급 리조트에 머물렀다. 하루 종일 해변에서 빈둥거리며 서핑을 하고, 마사지를 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나발니 측 폭로가 보도된 후 셰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재는 계정이 공개상태로 바뀌었으나, 개인 일상이 담긴 게시글은 모두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나발니의 측근이자 탐사전문 기자인 마리야 펩치흐는 “셰바는 군 복무를 할 필요가 없고, (동원령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도망칠 필요가 없다”라며 “셰바는 VIP의 자녀다. 그의 아버지는 그를 최전선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싸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