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2억 높게 낙찰 서울 아파트 경매 '훈풍'
6개월만에 낙찰가율 80%대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2계가 실시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에 대한 경매에서 무려 45명이 입찰에 나선 가운데 이 물건은 최초 감정가의 95%인 26억5288만9000원에 매각됐다. 매매 시장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 물건은 앞서 두 차례나 유찰을 겪었고, 최저 입찰가도 17억856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일반 매물을 사면 실제 입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매입하면 입주 의무가 없기 때문에 응찰자가 몰린 것이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68㎡도 최근 높은 낙찰가율에 주인을 찾았다. 한 차례 유찰을 거쳐 6명이 응찰에 참여했고 감정가의 91%인 23억7273만8000원에 매각됐다.
9일 경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6개월 만에 80% 선을 회복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의미하는 낙찰가율도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집값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재건축 물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1.1%로 전월(76.5%)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낙찰률도 24.8%로 전월보다 5.8%포인트 상승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남3구 아파트 중에서 특히 재건축 예정인 아파트들이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체적인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향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낙찰가격은 매매 시장의 실거래가(혹은 시세)와 비교해야 하는데, 신반포2차 전용 68㎡의 경우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 3월 실거래가가 22억원이었다. 두 달 만에 약 1억7000만원이 상승한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다만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의 체감온도 차이가 크듯, 경매 시장도 지방에선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
5월 주택담보대출 3.6조원 급증
경매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약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6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9로 전주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높을수록 그 반대다. 여전히 매수자 우위인 시장이지만 최근 14주 연속 상승세이며 지난해 8월 2주 차(84.4) 이후 최고치다.
권역별로 보면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포함된 동북권이 87.9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이었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83.9로 올해 2월 둘째주부터 17주 연속 상승세다.
매수심리가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반등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주담대는 전월 대비 총 3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 사상 최초로 감소세를 보였던 주담대 잔액은 3월 1조원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한 뒤 증가폭이 매월 두 배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5월 통계에서는 정책모기지 증가폭이 전월 대비 크게 줄었는데도 전체 주담대 증가폭이 늘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3월 전체 주담대가 1조원 늘어나던 당시에는 정책모기지 증가폭이 7조4000억원에 달했으며 4월에도 정책모기지가 4조7000억원이나 더해져 전체 주담대 증가세(1조8000억원 증가)를 이끌었다. 그러나 5월에는 정책모기지 증가 규모가 2조8000억원에 그쳤는데 전체 주담대는 3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일반 개별 주담대 증가폭이 4월에는 3000억원에 불과했는데 5월 들어 2조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상호금융권의 주담대 감소폭도 5월에는 약 6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4월 9000억원 감소한 데 비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석희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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