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고려할 것과 고려하지 않을 것 [마켓톡톡]

한정연 기자 2023. 6. 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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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둘째주 마켓예보
호주·캐나다 인상 고려대상 아닐듯
노동시장, 대출수준 고려사항
신용긴축도 눈여겨 보고 있어

6월 둘째주 마켓예보는 미국의 금리 결정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미국이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물가와 노동시장의 흐름이 뒤섞이면서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요인을 짚어봤다.

미국 연준이 다음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금리 결정을 한주 앞두고 시장의 분위기는 금리 동결이다. 다만, 확신의 정도는 약해지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동결 확률은 한달 전 84.5%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1주일 전 79.6%, 다시 9일 현재 72.5%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 파월과 동료들의 동결 언급=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인사들이 이미 금리 동결 가능성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은 지난 5월 19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금리를 많이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며 "금리 인상을 더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중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6월 금리 동결이) 일시 중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건너뛰기나 보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겸 부의장 지명자는 지난 5월 31일 "FOMC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뛴다고 해서 지금이 최고 금리 수준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파월이 고려하지 않을 것들=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했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물가 안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나섰다.

파월 의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1년 3개월간의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는 미국과의 금리·통화가치 격차를 줄이려는 세계 각국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연준의 금리 사이클이 끝나기 전에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없다.

■ 파월이 고려할 것들=지난 5월 초 파월 의장은 "앞으로 6~7주 동안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신용 긴축(credit tightening)'으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동결을 언급했던 것과 신용 긴축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파월 의장 말의 속뜻은 최근 은행들의 잇따른 실패로 대출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데, 연준이 나서지 않아도 시장에 돈이 덜 풀릴 수 있다면 금리 상승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노동시장도 파월의 주요 관심사다. 8일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다만, 미국의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가 있어서 노동시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긴 힘들다. 노동시장의 정확한 현황은 6월 셋째주 데이터를 봐야 해서 이번 FOMC 회의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노동시장을 보는 시각을 공유했다. 파월 의장이 옐런 재무의 의견을 고려한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공통되는 시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옐런은 연임에 실패했지만, 연준 의장을 지냈다.

옐런 재무는 7일 완벽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든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발언했다. 옐런 장관은 "구인건수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 등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신호가 있다"면서도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이고 일자리 창출도 잘 되고 있어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와 캐나다의 금리 인상으로 이창용 한은 총재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 이창용의 고민=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와 같은 상황이라며 최근 여러 차례 언급한 호주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했다.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도 기습 인상에 나섰다. 이창용 총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월 둘째주 연준이 동결을 선택해도 이 총재의 셈법은 복잡해진다. 우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확실하게 방향성을 가져가야 움직일 수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 환율에 주는 영향, 국내 경기 흐름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인상하는 편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 심리는 악재보다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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