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패배 배팅하면 후회’ 싱하이밍 대사 초치…“본분에 맞게 처신하라”

외교적 강경 대응…“외교 관례 어긋나고 내정간섭에도 해당”
외교 1차관 “비상식적 언행 엄중 경고…모든 결과 본인 책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9일 오전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전날(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의 발언에 대해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으로 규정하고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단호한 어조로 질타한 것은 외교적으로 강경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장 차관은 싱 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싱 대사의 이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이라며 장 차관이 “이는 오히려 한중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지적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장 차관은 싱 대사에게 “이번 언행과 관련 외교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하라”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싱 대사는 전날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 이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했다. 싱 대사는 “중한 관계는 외부 요소의 도전에도 직면했다”며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도 말했다.

대사가 주재국 정부를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외교부 경제안보외교센터 개소 1주년 기념 포럼에서 “외교 관례라는 게 있고 대사의 역할은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지 오해를 확산하면 안 된다”며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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