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조건에 ‘ICT 지식·경험’ 삭제…사외이사는 박근혜·MB 정부 인사

김승희 입력 2023. 6. 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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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시스

KT가 오늘 정관상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수정하는 개선안을 발표하고 새로운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정관상 CEO 자격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지식과 경험’ 요건이 삭제되면서 낙하산 인사의 길을 열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공시된 KT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르면 기존의 CEO 자격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지식과 경험’ 요건이 삭제됐습니다. 대신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4가지 요건으로 재정비됐습니다. ICT 특정 분야에 대한 요건이 삭제된 대신 ‘산업 전문성’이라는 항목으로 넓어진 겁니다.

하지만 ICT 지식·경험 요건이 삭제되면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낙하산 인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KT는 CEO 인재풀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T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며 회사의 중점 사업이 달라져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통신보단 인공지능, 디지털 혁신기술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해당 요건을 삭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산업 전문성’이라는 요건에 ICT를 비롯한 여러 분야가 포함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와 별도로 정관 개정을 통해 현직 CEO의 연임 우선심사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표명할 경우, 새로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내외 후보들과 같이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KT는 오늘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7명의 명단도 발표했습니다. 곽우영 전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O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입니다.

하지만 이 중 윤 전 차관과 최 총장은 각각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부 부처 고위직이었습니다. 윤 전 차관은 현재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앞서 KT는 이강철 노무현 정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문재인 정부 때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최근 내홍을 겪었는데, 이번에 또 친정권 이사를 후보로 추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KT는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기존 50%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했습니다. 이에 대해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통해 정부 뜻이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개편안과 신규 사외이사 선임은 오는 30일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확정됩니다.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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