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혁신위원장에 김부겸·원혜영·유인태 등 거론···주말 내 선임 목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래경 혁신위원장’ 불발 사태 이후 비이재명(비명)계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에게 혁신위원장 후보를 추천받고 있다. 다만 추천된 인물 상당수가 내부 인사이고 외부 인사 중 선뜻 나서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말까지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려던 당 지도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9일 “당 의원들에게 혁신위원장 후보군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고 지금까지 10~20명 정도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실무를 맡아 후보군을 검증하고 추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원혜영 전 의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이철희 전 의원, 이해찬·추미애 전 대표 등을 새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 우상호·이탄희·홍익표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당 지도부에 쓴소리해왔던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외부 인사 중에는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추천됐다. 김 총장은 지난해 3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 정치분과위원장에 위촉됐다가 국민의힘의 반발로 몇 시간 만에 사퇴한 바 있다. 중도 개혁적 정치 성향이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2일 예정된 의원총회 전에 새 혁신위원장을 임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사 참사’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의원총회 전에 새 혁신위원장을 선임해야 ‘이 대표 책임론’이 아닌 ‘앞으로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로 논의를 집중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 의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가급적 외부 인사 중에 혁신위원장을 찾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깝지 않으면서 외부의 시각으로 혁신안을 마련할 인물을 찾을지가 새 혁신위 성패의 1차 관건으로 꼽힌다. 혁신위원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2019년 ‘이재명 지키기 운동’을 제안한 이력이 논란이 됐다. 양소영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이날 국회 확대간부회의에서 “동료를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성향인 정치인을 일컫는 은어)이라고 멸칭하는 사람들은 혁신기구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의원들이 추천한 후보군 상당수가 외부 인사가 아니어서 고심하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아니고 관직이나 기업에 있지 않으면서도 덕망 있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며 “의원들이 사람을 추천해도 실제로 의사를 타진하면 후보군이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외부 인사이면서 혁신을 무게감 있게 이끌어갈 강단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새 혁신위가 출범해도 어떤 혁신안을 마련할지는 숙제로 남는다. 당장 대의원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당대표 선거에 국회의원도 한 표, 대의원도 한 표, 당원도 한 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상식을 지키자”며 대의원제 폐지를 요구했다. 양 위원장은 같은 회의에서 “국민 관심사가 아닌 대의원제 폐지는 혁신기구의 주요 의제가 돼서는 안 된다”며 “당권 싸움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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