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말 아낀 감독-눈물 쏟은 선수… 그렇게 성장하는 U-20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김은중 감독은 판정 논란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공을 넘겼다.

풀타임을 뛴 공격수 이영준은 골을 넣지 못했다는 마음에 눈물을 쏟아냈다. 아쉬운 U-20 월드컵 4강전을 마친 한국 U-20 대표팀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 14분 한국이 측면에서 걷어낸 공을 잘라낸 이탈리아의 왼쪽 풀백 리카를도 투리키아가 곧바로 왼쪽 낮은 크로스를 체사레 카사데이가 중앙 박스 안에 진입하며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때려 선제골을 가져갔다. 카사데이의 대회 6경기 7번째골.

한국은 전반 18분 미드필더 배준호가 박스 안에서 수비 발에 밟히는 반칙을 당했고 VAR 끝에 페널티킥을 얻었다. 전반 23분 주장 이승원이 왼쪽으로 오른발로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41분 박스 바로 밖 중앙 오른쪽에서 한국이 프리킥을 내줬고 시모네 파푼디가 왼발로 벽을 넘겨 직접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어 이탈리아가 2-1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은중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줬는데 마지막에 결과가 조금 아쉽게 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운동에서 해준 것만으로 감독으로 고맙다"며 "선수들이 그동안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다 쏟아 내줬다. 결과는 아쉽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믿는다. 그동안 여기까지 같이 하면서 모든걸 쏟아내줘서 고맙다"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날 이탈리아는 공식 파울만 26개를 범하며 굉장히 거친 축구를 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내내 쓰러지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은중 감독은 "사실 매경기 판정에 대해 아쉬운건 있지만 판정도 경기에 일부분이니까 말하기 곤란한게 있다"고 최대한 말을 아꼈다.

대표팀의 주축 스트라이커 이영준은 경기 후 눈물을 쏟아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영준은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웠다. 나나 팀원들이나 후회는 없다"며 "여기까지 선수들이 너무 고생했지만, 아직 한 경기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늘 하던 대로 잘 준비해서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함께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박승호가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발목을 다쳐 조기 귀국해 대표팀 최전방을 혼자 맡았다.

이영준은 결국 눈물을 보이며 "상대 팀이 전부 다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 내가 공격수로서 골을 넣어주지 못한 게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어떤 국민들도 패한 U-20 대표팀을 탓하지 않는다. 김은중 감독의 말대로 여기까지 최선을 다해 온 것을 알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회 내내 최고의 모습을 보인 이영준도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보였지만 그렇게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 나갈 것임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