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여성 성추행 영상 1달러에 팔고 ‘성폭행 방법’ 공유까지… 中男 얼굴 공개

유료회원 1만명… 매월 100여개 성범죄 영상 올려 200만원 안팎 수익
촬영 위해 팀원 교육도… 마약 범죄 연루 정황

중국판 ‘N번방’을 만들고 아시아 전역에서 불법 촬영된 성추행 영상을 판매한 일당을 이끈 남성의 얼굴이 공개됐다. 일본 도쿄에 거주 중인 중국 국적의 이 남성은 성범죄 동영상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매일 한화로 약 100만~2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올라온 수천편의 불법 동영상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중국·대만·홍콩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촬영됐다.

BBC 취재진을 보고 도망치는 마오미(오른쪽). 불법 성범죄 영상 유통 사이트를 운영하는 '마오미'의 정체는 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중국 남성 탕 쥬오란으로 밝혀졌다./BBC 캡쳐

영국 매체 BBC의 탐사보도 전문 팀 ‘BBC 아이(Eye)’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지난 1년에 걸친 취재 끝에 온라인상에서 ‘마오미(중국어로 고양이라는 뜻)’라는 예명을 쓰는 중국 남성 ‘탕 쥬오란’의 정체를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딩부주’(중국어로 ‘참을 수 없다’는 뜻)라는 이름의 중국 사이트에서는 아시아 각지에서 촬영된 성추행 영상이 수천편 이상 게시돼 유통되고 있다. 동영상들은 대부분 사람이 붐비는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뒤를 몰래 따라간 후, 여성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 사이트에 게시된 동영상은 이용자가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대체로 1달러(약 1300원) 수준이다. BBC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성범죄 영상을 의뢰하면 사이트 운영자 측에서 이에 맞는 영상을 촬영해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 적이 있다.

BBC는 해당 사이트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텔레그램(메신저) 채팅방도 있었으며, 이 방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 수는 무려 4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 성범죄 영상 유통 사이트를 홍보하고 영상 공급책을 관리하는 중국계 일본 남성 녹티스 장의 온라인 프로필 사진./트위터 캡쳐

BBC는 익명의 제보자의 도움을 받아, 한 연예기획사의 직원으로 신분을 위장해 도쿄에 거주 중인 중국계 남성인 녹티스 장(30)에 접촉했다. 녹티스 장은 해당 사이트에 주로 일본의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성범죄 영상을 게시했는데, 한 메탈 록 밴드의 보컬로 밝혀졌다.

그는 BBC측에 같은 밴드의 다른 멤버 1명과 함께 트위터에서 해당 영상들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딩부주’ 등에 5000개 이상의 동영상을 올렸으며, 해당 영상이 창출하는 ‘수익’의 30%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녹티스 장은 BBC 측에 해당 사이트의 배후로 ‘마오미’를 지목하며 BBC 기자와 마오미의 만남을 주선했다. BBC 기자는 마오미의 첫인상을 두고 “예상과는 달랐다”면서 “반 테 안경에 짙은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나타난 깡마른 청년은 스스로를 27살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불법 성범죄 영상 유통 사이트를 운영하는 중국 남성 탕 쥬오란. 온라인 상에서 '마오미'라는 예명을 사용한다./BBC 캡쳐

마오미는 “‘딩부주’와 같은 사이트 3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일일 매출액은 중국 위안화 기준 5000~1만위안(한화 약 90만~180만원)”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딩부주’에서 전설과도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엉클 치(Uncle Qi)’는 자신을 포함해 15명으로 구성된 팀이며, 이들이 직접 동영상을 촬영한다고 말했다. 마오미는 매달 이들이 촬영하는 동영상이 최소 30편에서 최대 100편에 이르며, ‘딩부주’의 유료 회원은 1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BBC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마오미가 단 한 번도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이는 마치 ‘마오미에게 피해자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마오미는 자신의 불법 촬영 사업을 두고 마치 정상적인 신생 ‘스타트업’ 사업인 것처럼 설명했고, 심지어 자신의 팀이 ‘열정적(passionate)’이고 ‘용감하다(brave)’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업이 ‘(당국에 의해 처벌받을 가능성 등에 대해) 전혀 위험하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성범죄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마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동영상을 더 잘 촬영하기 위해 일부 팀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도 말했다.

인터뷰에서 마오미는 “중국 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일본으로 귀화할 계획”이라는 것도 밝혔다.

BBC는 인터뷰 이후 마오미에게 취재 사실을 알렸고, 마오미는 취재진을 폭행하고 도망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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